참 제목잘지었다. 블랙!
아무것도 볼 수 없고 들을 수도 없는 그녀에게 세상은 정말로 블랙, 온통 암흑이었을 것이다.
그 동안의 헬렌켈러 이야기들은 그녀를 가르친 선생의 위대함이나 그녀가 배우고자 하는 노력에 대한 시선들이었다.
그에 반면에 이 영화는 아무것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그녀의 두려움부터 시작한다.
그녀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놔두는게 아니라 그녀가 두려워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선생의 말.
애시당초 일반인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특별하게 대하고, 잘해줘야 한다고만 생각했던 우리네들에게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대하는 방법 자체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던 영화였다. 어린 시절의 그녀를 연기한 꼬맹이의 뛰어난 연기력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으면서도 느껴지는 공포속에서 더더욱 건져주고 싶게 만들어주었다.
우여곡절 끝에 선생에게 배워나가서 어엿하게 숙녀가 된 그녀. 이쁘다.
선생도 그랬지만 그녀도 어디서 많이 본 그녀...
2003년도였던가? 부천영화제에서 상영했던 '까비꾸시 까비깜'에 등장했던 배우들이다. 당시 이 여배우는 마냥 이쁘기만 했었는데, 연기력이 꽤 성장한 여배우로 변신해 있었다. 선생은 그 영화에서 꽤 점잖은 아버지역이였는데 이 영화에서 제대로 망가져주셨다. 온통 뮤지컬처럼 춤과 음악이 가득한 영화에 있던 그들이 이 영화에서 너무 심오해져버려 은근히 서운해하고 있었는데, 가끔씩 등장하는 그들의 세레모니에서 흥겨워하던 모습을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인도만의 특유한 색이라고나 할까? 기쁘면 기쁜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묘미가 쏠쏠했다. 이국적인 그 맛깔이 한번 맛보면 중독성이 강하다. 인도 여배우들은 그 표현을 위해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이 배우도 그런 면이 마음에 든다. 손으로 노래부르는 가수의 입을 만져가며 수화로 따라 부르고 춤을 추는 그녀의 모습이 내가 꼽는 이 영화의 최고장면이다. 암흑을 무서워하지 않고 당당히 받아드리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고나 할까? 그녀의 모습에서 행복이 보여 좋았다.
울었다.
얼굴이 엉망이 될까봐 안울려고 애썼는데 그져 눈물이 났다. 그렇다고 엉엉 울지는 않았다. 그런데 눈물이 눈에 가득넘쳐 결국은 흘러내렸다. 영화 내내 찔끔 울다가 핏하고 웃다가를 반복했다. 인도풍의 색깔과 헐리우드식 스토리 전개가 잘 어울어져 있다. 그 점이 인도영화 매니아에게는 서운함을 안겨주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영화 아주 오래간만이다. 감동을 쥐여짠다는 느낌없이 몰입할 수 있었다.
* 아미타브밧찬(선생역)-슬럼독에서똥통에빠진아이가들고있던사진속대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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