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왠지 영화보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여름 성수기라 그런지는 모르지만 좋은 한국 영화들도 많고 보는 영화마다 크게 실망을 느끼지 않아서 인지 극장을 나올때 찌는 더위와는 무관하게 발걸음은 유난히 가볍고 개운한 느낌이 든다.우연히 같은날 같은 극장에서 두편의 전혀 다른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을 연속 볼수있는 기회가 되어 긴 시간 한곳에 머물러 영화에 빠져 들었다.첫 영화 마법의 세계 녹터나는 2D 애니라 재미 보다는 호심이 많이 발동했고 성인들 보다는 조금은 어린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좋아할 소재가 아니였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정작 내 자신이 보고 싶었던 영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호소다 마모루는 생소할지 모르지만 애니메이션을 어느 정도 좋아하는 분이라면 "시간을 달리는 소녀" 하면 열에 다섯은 대부분 기억해 낼것이다. 영화로도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것을 애니메이션으로 단방에 히트 시킨 일본 애니메이션의 차세대 주자라고 해도 크게 흠이되지 않을 감독이고 후속 작품이 은근히 기다려지는 인기 감독 반열에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혼자만의 생각일지는 모르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조금은 침체기와 스토리나 주제가 너무 무겁고 난해한 반면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신선한 소재와 활기차고 역동적인 색감이 나에게는 주체할수없는 자극으로 다가온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여운이 길고 생각할 꺼리를 많이 주었던 영화라면 이번 썸머워즈는 그때 그때 상황에 충실하게 웃음과 감동을 관객과 고스란히 호흡하며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사실 초반 20분 정도는 기대와는 다르게 이야기가 밋밋하게 전개되어 불안감 내지 초초함까지 느꼈던게 사실이지만 그런 걱정은 순식간 안도감과 동시에 끝나는 시간까지 몰입감에 사로 잡혔다. 이야기 전개가 가상 세계의 캐릭터들이 사이버 세상과 현실 세상에 처한 절대 절명의 위기를 힘을 합쳐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인터넷 세대들만의 이야기 같지만 인터넷 세대를 떠나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수있고 가족애를 느낄수있는 결코 잔잔하지 않은 볼거리와 재미가 가득한 전작을 뛰어넘는 영화였다. 워낙 취향이 다양한 관객들이 많아 조심 스럽긴 하지만 무조건 보시길 권하고 싶다. 그간 일본 문화나 영화들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던 관객이라도 이정도의 애니메이션이라면충분히 빠져들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솔직히 무슨 말이 필요있을까? 재미가 보장되어 있는 영화라면 과감히 두드려 보시는 것도 현명하리라 생각된다.
언제부터 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일본 문화하면 떠오르는 것이 일본드라마/영화>비디오 게임>애니메이션 순으로 순위를 지탱했는데 이상하게도 나이를 먹을수록 일본 애니메이션에 흥미를 느끼게 되는건 왜일까? 영화속의 황당하고 조금은 부산스런운~ 오직 영화에서만 존재할수있는 가족들 보고 있으면 왠지 행복한 느낌이 저절로 생긴다. 최근에 개봉했거나 개봉 예정인 애니들을 4편정도 본것으로 기억한다. 당연히 최고 인기야 한국 영화들 이지만 나름의 애니 흥행 순서를 정해 본다면 썸머워즈>아이스 에이지 3>UP>마법의 세계 녹터나 이건 오직 개인적인 느낌이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시고 알바 운운 하시지 않길 바랜다. 썸머워즈를 보기전 기대치가 컷던게 사실이다.그런데 다행이도 기대치 이상이라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가벼운 발걸음을 집으로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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