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한 내용과 전작을 뛰어넘는 독창적 전개가 아쉬움으로 남는 선물(기프트).
영화의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기발하고 독창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영화는 많지 않습니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나 소재가 사용되기도 하고, 유사한 내용이나 주제를 다룬 영화가 비슷한 시점에 개봉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최근 개봉한 작품들과 개봉 시점을 보면 매우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재의 빈곤 때문에 만화나 연극을 영화로 옮겨 온 지는 오래되었고, 다른 나라의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등 새로운 영화를 갈망하는 관객의 기대치에 맞추려는 영화 관계자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 '기프트'를 보다보면 어디서 본 듯한 내용인데, 그 내용을 풀어가는 과정이 요즘의 관객에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원제인 'Echelon Conspiracy'를 '기프트'로 바꾼 이유도 궁금하구요... 영화 초반부 주인공인 맥스 (쉐인 웨스트)에게 배달된 핸드폰으로 날아드는 문자가 안겨주는 행운과 막대한 부를 '기프트(선물)'로 해석해서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는 많이 다르기에 제목과 예고편만으로 관람하는 관객은 조금씩 혼란스러워집니다.
그래도 할리웃 청춘 스타인 '쉐인 웨스트'를 볼 수 있다는 점과 핸드폰이 알려준 내용대로 해서 그가 큰 돈을 벌어 들이는 초반 과정만큼은 무척 흥미롭습니다. 어디서 정보를 보내 주는지, 누가 그런 힘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등의 배후가 궁금해지고 맥스와 정부 조직이 어떻게 그 막대한 힘과 대결을 펼칠지에 대한 초반부의 기대는 상당히 높아만 갑니다.
그러다가 배후가 조금씩 밝혀지면서 '어디서 봤던 내용과 흡사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죠. 바로 작년에 개봉한 영화와 너무도 닮았다는 것... 그 영화는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큰 흥행을 한 작품이기에 높아진 기대감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하지만 소재만 같다고 영화에 대한 판단을 섣부르게 내릴 필요는 없고 이후 결론을 향해 가는 과정이 더 신선하고 뛰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기프트는 정부조직과 주인공이 배후를 밝혀 내는 과정이나 배후와의 대결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낮아진 기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출을 보여 줍니다. 미국이 세계 평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듯한 암시와 인간이 컴퓨터에 지배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암울한 미래상등은 이미 많은 영화에서 다루었고 사용한 주제입니다.
여기에 더해 새로울 것 없는 것을 가지고 관객에게 보여준 해법과 마치 반전을 보여주는 듯한 마지막 장면은 기프트가 보여준 최악의시나리오입니다.
한가지 더 ... 60이 넘은 나이에도 정정한 모습을 보여 주시는 '마틴 쉰'. 지옥에 묵시록이라는 대표작을 가지신 대 배우이지만 이번 역할도 '스폰'에서의 모습과 차이를 알 수 없기에 더욱 안타깝습니다.
막대한 제작비를 들이는 물량 공세보다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영화일지라도 관객에 예상을 빗나가거나 허를 찌르는 그 무언가를 보여준다면 '청출어람'과 같이 관객은 박수를 보낼 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관객을 위한 진정한 '기프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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