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되면 여행을 떠나는 권태로운 부부, 엘렌과 펠릭스에게
한번도 고향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는 버디가 묻는다
왜 여행을 떠나죠?
그 둘은 딱히 할말이 없다! 글쎄...이 부분에서 나도 여행을 떠나는 이유를 생각해봤지만
뭐 그냥 떠나고 싶어서? 기분 전환? 휴양을 목적으로....으으
뭐 이유를 꼽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그게 딱히 여행을 떠나는 근원적인 목적이 되진 않는 것 같다.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그야말로 카피처럼 낯설고 긴장된 순간들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자메이카로 온 크리스틴은 항상 불만이다.
변화를 위해 자메이카로 여행을 왔지만 여름만 있는 이 곳은 나른하기 그지 없다!
평상시엔 쳐다도 안 볼 새까만 원주민 캣에게 끌리는 이유도 그간 봐온 남자들과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레네도 마찬가지다. 그간 친구라고 여겼던 요나스가 생전 처음 가보는 아이슬란드에서
방방 뛰어다니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을 보니, 낯선 감정이 생겼을 것이다.
아이슬란드에서 가이드를 하며 지내온 요니나도 그런 요나스를 통해 아이슬란드가 달리 보였을 테고,
내심 그에게 호감을 가졌을 것이다....
이레나의 질투가 다소 과격해보였으나 (요니나와 눈빛을 주고받는 요나스를 참지 못하고 술병으로 머리 강타)
공감이 갔던 장면이다. 낯선 곳이기 때문에, 평소 알고 지내던 익숙한 사람도 낯설어 보이고,
그래서 생겼던 묘한 감정.....그 둘이 독일로 돌아가 진정한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도 내심 궁금하다.
아마 이레네가 차지 않을까하는....?ㅋㅋㅋ
그리운 부모님과 오랜만에 서른 살 생일을 맞이하기 위해 이태리 베니스로 떠났던 마리온도 돌아오는 길에
결국, 혼자 남겨졌다는 명백한 사실에 눈물을 그렇게 하염없이 흘렸을 것이다.
여행이란 낯설고 긴장된 순간들을 위해 떠나지만 돌아온 일상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는 의문
그러나 그런 찰나의 순간들을 위해 어김없이 우리는 배낭을 배고 여비를 모아서 여행을 떠날 것이다.
마치 여행과 삶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숙명이기 때문에ㅋㅋㅋ
<단지 유령일 뿐>이란 영화는 굉장한 힘을 가진 영화인 것 같다.
하염없이 생각하게 만들고, 생각나게 하는...머릿속이 풍부해지는 영화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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