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꽁무니를 쫓아가는 엔딩을 보고 있자면
순간 머리가 멍해진다.
잠시 블랙 아웃 되었다 다시 떠오르는 주인공들이 영상만큼이나 아름답다고 느꼈다.
<미국 서부> 권태로워 죽겠다는 표정이다. 특히 남자. 습관적으로 사진 셔터를 눌러대는 아내가 못마땅한데,,,그러면서 필요한 건 하나하나 다 챙겨준다. 여자는 남편의 권태로움을 알면서도 모른척.
소박한 맥주 바에서 비로소 굳게 닫힌 입을 떼며 웃는 펠릭스랑 맥주바에서 한 남자에게 아기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던 엘렌의 모습, 좋았다!
<독일 베를린> 개인적으로 좀 답답했던 독일 커플. 친한 친구의 남자친구와 첫눈에 서로 끌려 밀회를 하는데,, 남자가 사는 젠프텐버그로 찾아가는 것까진 좋은데,,, 그 만남이 순간으로 끝나 버리는 광경에 화가 났다. 여자애가 좀 초라해 보이고 그렇게 만든 남자가 재수없어서...?!! ㅋㅋ 그런 상황을 그저 그렇게 받아들여 버리는 여자도 좀 답답했고ㅠ
<자메이카> 저스트 원 나잇. 웃겼다. ㅋㅋ 또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는 누군가한테 꼭 한번 말을 걸어보고 싶었던 그 떨림의 순간이 기억났다. 눈을 떼고 싶어도 정말 안 떼지는 그런 순간 ㅋㅋ
<이탈리아 베니스> 이 씩씩한 여성분 마리온. 서른 살의 외로운 여행을 감행하고 또 그 외로움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눈물도 서슴치 않고 흘려 버리는, 제일 멋졌던 에피소드- 그 변태놈을 가만히 놔 둔 게 좀 아쉽긴 했지만 -_-
<아이슬란드> 우선 아이슬란드 넘 멋졌다. 지구 끝, 차가운 빙하와 뜨거운 온천이 공존하는 곳이라면 기꺼이 갇혀 살 수 있을거 같은데....; 근데 또 거기 계속 살고 있던 요니나 같은 여자에겐 아이슬란드가 지루하기만 하다. 말도 않는 남편은 답답하고.. 그런 그녀에게 요나스는 하나의 활력소였을 것이다. 오랜만에 느끼는 가슴 떨림- 추억으로 끝날지라도 그 기억은 찬란한 거다.
5개의 이야기가 정신없이 교차되는데, 연관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한 방향으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주인공들의 여정에 맘 편히 따라가기가 쉽지는 않지만, 쫌만 같이 움직이다 보면 금새 영화 속에 빠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다들 불안정하고 사랑에 서툴었지만 적어도 그런 자신을 인정하고 그런 고민들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영화 속 영상만큼이나 아름다웠던 사람들.
저 다섯개의 여행지 돌아다니면서 나도 같이 아름다워지고 싶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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