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독립 다큐를 몇편 관람했는데 그때마다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고 해야될까?..감동이라는 단
어와 친숙해진 독립 다큐를 만나 보았는데 '할매꽃'이라는 독립 다큐가 한달전부인가 본인 앞에
나타나 그때의 새로운 감정을 불러 일으킬것 같은 생각으로 뇌리에 가득찼다.
평생 정신병으로 고생하던 작은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는 우연히 그 분의 일기를 보게 되
고,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슬픈 가족사와 맞닥뜨린다. 반세기 전 산골의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
난 계급, 이념간의 갈등과 남. 북 그리고 일본 땅으로 흩어지게 된 가족들... 역사책에서만 접했
던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 내 가족 안에 있었다..
영화는 6.25 전쟁 전후의 이념논쟁의 테두리에 휘말려 사랑하는 형제를 잃은 한 여인의 기구한
운명을 가족들의 가식없는 언사를 통해 조명한다. 좌익,우익 이념논쟁이 자기와 자기 가족 목숨
을 내놓을 정도로 치열했던 과거 6.25 전후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으셨던 어르신들은 아직도 좌
익, 우익 사상에 대해서 확실한 답변을 피하듯이 그때의 소용돌이란 사뭇 짐작을 가능케 한다.
그속에서 문정현 감독의 외할머니의 삶을 어머니와 그외 친척들을 통해서 들려주는데 '내가 그
런 상황에서 살았다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외할머니의 삶이 가슴에 와닿아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너는 옳고 그른 것을 구별하려고 하지만 내가 이 나이 먹도록 살다보니
세상에 옳고 그른 것은 없는 것 같아. 사람에게는 모순이라는 것이 있잖아'라는 문정현 감독의
어머니의 말이 그 시대의 소용돌이속에 살았던 사람들에게 섣불리 가해자와 피해자를 재단하려
하지 않는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사뭇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일 수 도 있다.
그러나 본인은 문정현 감독 외할머니와 그의 가족을 통해서 내 삶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하는
여러분에게 추천하고 싶은 독립 다큐이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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