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는 이미 예고편으로 눈물도 쫙 빼가고, 스토리도 쫙 뺀 느낌이라서 그닥 당기지 않는 영화 였는데, 그래도 한국 영화에게 힘을 주고자 보게 되었어요.(한국영화 화이팅!)
전체적인 평은 극장판 인간극장을 보고 온 느낌이였습니다. 다큐멘터리라 그렇기도 했지만, 영화관 분위기도 집에서 부모님이랑 동생들이랑 인간극장 보는 느낌이였거든요. 제발 영화관에서는 사이좋은 분들도 잠시만 사이가 안 좋아졌으면 하네요.
할아버지와 늙은 소.
워낭소리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겠죠?
저는 이 늙은소와 할아버지가 참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당신 몸이 성치 않으신데도 기어코 일을 하시려는 할아버지의 고집과
묵묵히 젊은 소에게 집까지 빼앗겨도 할아버지를 이끌고 논으로 나가는 소의 고집은 보통 고집이 아니죠.
사실 영화를 보면서 할아버지는 왜 이렇게 고집을 피우실까? 란 생각에 답답했습니다.
불편한 다리도 다리지만 저는 할머니가 참 불쌍하더라구요.
하지만 할머니 싫은 소리는 하셔도 그게 다 애교 섞인 푸념이더라구요.
할아버지 돌아가시면 당신도 따라가시겠다는 그 말이 왜 이렇게 뭉클했던지 모르겠어요.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이 참 두렵기도 한데,
더 지혜로워 지고 더 인간다워 진다는 것을 두 분을 통해 느끼게 되엇습니다.
성치 못 한 다리로 아홉명의 자식들을(아홉명이 맞던가? 여튼 많은 자식들)훌륭하게 키우신 그 지혜로움과
두 분 품에 안기면 내 두 코를 짠하게 만들 그 인간다움의 향이 몸에 베어계시더라구요.
욕심도 없고, 그저 소박하게 시간을 보내시는 두 분의 모습은 정말 군자의 모습이 아닐까요.
여하튼, 영화는 직접 보고 체험하는 것이 묘미!
영화 중간에 의도인지 아닌지 모를 웃음 코드도 심어져 있으니
그리 지루하지 않을 다큐멘터리가 될 것입니다.
미리 알려드릴 웃음 포인트는 미친소 수입 반대 시위와 우리 주인공 소와의 만남 장면!
그 장면만 잘라서 누구 댁에 걸어드려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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