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말. 시누이에게서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언제 오냐구요? 만일 온다면 영화 한 편 더 예매한다고 하더라구요.
전 이게 웬 걸, 항상 제가 예매해 주었거든요, 하며 이번 주말에는 꼬~옥 간다고 했죠.
일요일 오후에 애들은 울 랑과 고모부에게 맡기고 모처럼 어머님과 시누이, 그리고 저 셋이 극장나들이를 갔습니다.
시누이에게 잠깐 물으니 [워낭 소리]를 본다고 하네요.
울 시누이는 이런 영화 안보거든요. 그래서 웬 일이냐고 물었더니, 어머님이 보고싶어하셨다고 하네요.
매일 자치센터에 에어로빅을 하러 가시는데, 다른 분들은 다 보았다며 보고 싶다고요....
전 참 잘되었다 싶었습니다.
어머님의 외출에 적잖이 놀라는 랑, 그리고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게 된 나.
나도 울 랑도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정말 우리 어머님, 눈물이 마르지를 않더라구요. 울 랑 말로는 풍을 두 번이나 겪으셨다는데, 그래도 이 정도인게 참 용한 것 같아요.
왜 그렇게 어머님이 눈물을 흘리셨는지. 사실 전 울 엄마랑 오고싶다는 생각만이 앞섰거든요.
울 랑과 집에 오며 어머님 얘기를 울 랑에게 했죠. 울 랑은 고개만 끄덕이더라구요. 그리곤 씁쓸한 미소와 함께요.
자고 있는 세 아이와 함께 순간 적막함으로 창문너머 땅거미를 보았습니다.
자꾸 그 장면이 오버랩되어 전 다시 눈물을 흘렸죠. 울 엄마 아빠도 보고싶구.
또 어머님의 눈물이 안되었다 싶구, 또 할아버지, 할머니가 안되었다 싶구.
그러게 말없이 집에 오는 동안을 창문너머만을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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