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절을 보고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첫번째는 시나리오의 우수성이다. 해방 직후의 한 마을의 모습을
통해 우리시대의 슬픈 자화상을 표현 하였으며 우리네 어른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는 영상 미학이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카메라가 고정되어 있는 상태로 보여진다.
그 안에 인물들의 동선과 구도 그리고 상황이 이어지는데 매우 절제된 느낌이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장면은 창희와 성민이 방앗간을 훔쳐보다가 창희네 엄마를 보게 되는
장면이다. 그 장면에서의 창희의 얼굴 표정은 나는 잊을 수가 없다. 그것은 시대의 비극이자 한 가족과 개인의 비극이다. 그 장면을 연출한 감독의 연출 실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 번째는 시대를 재현해낸 배경과 인물이다. 영화 촬영 당시 전시주를 뽑아가면서 촬영에 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를 몇 달전부터 모여서 시켰다고 하며 OK사인이 날 때까지 몇십회의 촬영은 기본이었다고 한다. 이런 감독의 노력이 있었기에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마지막은 사운드의 사용이다. 이 작품은 사운드에 있어서 매우 섬세한 느낌을 준다. 인물의
위치나 움직임을 카메라에 모두 담을 수 없기에 카메라는 고정되어 있으나 주변의 움직임과
인물은 계속 움직인다. 사운드의 활용을 통한 공감각의 활용이 눈에 띈다.
끝으로 이 작품을 보면서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이며 좋은 시나리오가 좋은 영화를 만들어낸다는 불문율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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