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은 칠순이 넘으신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소 한마리...
그러나 이 영화가 주는 감동과 여운은 다른 영화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삶과 죽음 그리고 이별은 바로 우리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나리오에 따라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과 사물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냥 카메라에 옮기는 다큐멘터리 형태의 영화.
나오는 배우들은 연기가 무언지도 모르는 일흔이 넘으신 할머니, 할아버지 뿐이고
언뜻 보기에도 나이가 많고 살도 거의 없어 얼마 살지 못할 것같은 소 한마리...
이게 다인 영화이지만 영화가 주는 웃음과 눈물 그리고 감동의 여운은 형언할 수 없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그저 감동과 눈물을 흘릴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만으로 영화를 보았고
처음엔 할머니의 촌철 살인격 멘트 하나하나가 너무 재미있고 웃기셔서 즐겁게 웃었지만
후반부부터 할아버지와 소의 본격저인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보여지는 몇 장면은
상영관을 눈물 바다로 만들어 버리더군요...
참으로 친절한 이 영화는 어르신들의 사투리 대화를 이해하기 쉽도록 자막을 넣어 주시고..
영화가 끝나 엔팅 타이틀이 다 끝나도록 불을 켜지 않습니다.
그만큼 눈물을 많이 흘리게 하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영어 제목이 "Old Partner"인 것과 같이 할아버지와 소는 30년동안 살을 핢께 살아왔습니다.
주인을 잘못만나 죽도록 고생만 한다는 할머니의 말씀처럼 소는 그렇게 할아버지 곁을 묵묵히 지키며 살았습니다.
할아버지도 그 소를 자신의 생명과 같이 여겨 불편한 다리를 끌면서 소 먹일 꼴을 베고 소에게 해가 갈까봐 농약도 치지 않고 사료도 먹이지 않습니다.
이런 모습이 할머니는 늘 불만이시고 자신을 고생시키는 할아버지가 미워 옆예서 계속 잔소리를 하시는 할머니... 그래도 할머니는 할아버지지 걱정 뿐이십니다.
이제는 늙고 지쳐 한 발자국 나아 가기도 힘들어 보이는 소이지만 할어버지와 함께 밭으로 한걸음씩 나아가고 본인도 다리와 머리가 아프셔서 병원에서 일을 줄이라는 말에도 일을 해야한다며
소와 함께 밭으로 가시는 할어버지....
이렇게 할어버지에게 밭일은 본인의 삶이며 그 삶속에 소는 자신의 생명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 자신의 생명과 같은 소를 할머니와 자식들은 본인들이 힘들고 할아버지를 위한다며
팔아버리라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그냥... 대답이 없으십니다. 할 필요가 없으셨겠지요....
생명처럼 아끼던 소가 이제 죽음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자신의 삶과 같이...
소와의 이별이 가슴 아프지만 묵묵히 이별을 준비하시는 할아버지.
소도 마지막 가기 전까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위해 많은 나무를 해 놓고 그렇게 가고 맙니다.
일하는 소가 없으면 밭일을 할 수 없어 새로 사들인 젊은 소에 자신의 집도, 먹을 것이 와도 뿔로 밀어 제대로 먹지도 못하게 된 처량한 신세이지만...
소는 그저 할아버지와 함께 마지막까지 삼십년을 함께 해 온 일을 하고 그렇게 갑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그 소를 땅에 묻어 줍니다.
"아파..."라며 일어나지도 못하시눈 중간에도 소의 위녕이 울리는 소리에 눈을 뜨시는 할아버지께서 그렇게 소와 이별을 하십니다.
할아버지는 소의 위녕을 손에 들고 그 소리를 추억하십니다.
지난 수십년을 한결같이 묵묵히 옆을 지켜 준 소와의 추억...
할아버지에게는 사람보다 낫다고 하신 그 소의 위녕 소리가 그리우신 할아버지...
이 영화에서 할아버지와 소는 ...
보는 사람마다 자신의 할아버지 혹은 아버지 , 어머니를 떠 올리게 합니다.
고생만 하다가 죽어가는 소를 보며 불쌍하다고 생각하며 흘리는 눈물일 수 있지만
자식을 위해 평생 고생만 하다 가셨거나 지금도 고생하고 계신 부모나 할아버지 할머니를 추억하며 ....
아니면 어쩌면 저 모습이 미래에 자신의 모습일 수 있다는 짧은 인생의 헛됨에 대한 안타까움에 대한 눈물일 수 있겠지요...
글을 쓰는 동안 수없이 그때의 장면이 떠 울라 눈시울이 촉촉해졌습니다.
웃음과 감동 그 속에 눈물이 주는 긴 여운의 영화...
꼭 한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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