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칸 등 세계유수의 영화제가 상업화되고 있는 요즈음 가장 진실된 영화의 작품성
을 반영한다는 평을 듣고 있는 미국의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제 선댄스영화제. '바톤 핑
크'의 코엔 형제, '저수지의 개들'의 쿠엔틴 타란티노, '볼링 포 컬럼바인'의 마이클 무어
를 비롯 브라이언 싱어, 토드 헤인즈를 발견한 명실상부 가장 ‘핫’한 이 영화제가 2009년
한국의 '워낭소리'를 선택했다. 한국최초 선댄스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부문 진출이다.
이 얘기를 듣고 관람할 기회를 기다렸는데 드디어 만나러 간다.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 최노인에겐 30년을 부려온 소 한 마리가 있다.
소의 수명은 보통 15년, 그런데 이 소의 나이는 무려 마흔 살.
살아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 이 소는 최노인의 베스트 프렌드이며, 최고의 농기구이고, 유
일한 자가용이다. 귀가 잘 안 들리는 최노인이지만 희미한 소의 워낭 소리도 귀신같이 듣고
한 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소 먹일 풀을 베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른다. 심지어 소에게 해가
갈까 논에 농약을 치지 않는 고집쟁이다. 소 역시 제대로 서지도 못 하면서 최노인이 고삐
를 잡으면 산 같은 나뭇짐도 마다 않고 나른다.
무뚝뚝한 노인과 무덤덤한 소. 둘은 모두가 인정하는 환상의 친구다.
그러던 어느 봄, 최노인은 수의사에게 소가 올 해를 넘길 수 없을 거라는 선고를 듣는데..,
가식이나 억지스러운 설정도 없고, 따뜻하다거나 어떤 감동을 쫓는 그런 영화도 아니다.
대본이나 나래이션도 없이 카메라는 영화 상영 시간내내 시종일관 할아버지와 친자식 아니
자신의 몸의 일부인 소를 우직하게 소리없이 비쳐준다. 거기다가 그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
할머니를 조연으로..영화는 말 그대로 다큐영화이다. 영화의 설정도 위에 쓴것처럼 단촐하
게 시골의 한 농가를 그려냈다. 영화는 본인에게 재미없게 비쳐졌다. 그 재미란 일종을 상
업영화에서 느끼는 희노애락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없는 영화가 본인에게 몸을 움직
일수 없는 감동의 무게를 실은 트럭으로 다가왔다. 왜 선댄스 영화제가 이 영화를 선택 했
는지 비로서 느낄수가 있었다. 이제까지 본 다큐영화중에 마음을 울린 영화가 있다면 '미안
하다 독도야'하고 '워낭소리'일 것이다. 앞으로 한국영화에 이런 다큐가 많이 나왔음하는
바램이다. 여러분께 시간내서 꼭 한번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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