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시네마에가서 시사회를 보고 왔습니다.
롤라는 아름다운 금발을 가진 비정규직 우체부였습니다. 편지 배달을 주업으로 하고 있었답니다. 그러나 댄서의 꿈을 갖고 있었기에, 우체국에서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준다는 말에 오히려 불안해 하고 마음 졸인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롤라의 춤 실력은 관객들의 눈을 크게 사로잡지는 못합니다. 자신의 춤을 인정해주는 유일한 친구, 이집트 출신의 웨이터(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의 의견에 따라 그 레스토랑에서 춤을 추기도 합니다.
그 레스토랑에서 롤라는 자신의 춤을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날 줄 알았으나, 오히려 이집트 남자 잭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자신의 춤을 보고 반한 잭을 보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이집트 남성인 잭은 꿈을 쫓겠다는 롤라의 의견을 들어주는 척 하지만 자신의 배우자가 될 수는 없다는 판단 하에 이집트로 떠납니다. 롤라는 단지 그 남자와의 사랑을 위해 이집트로 떠납니다. 자신의 춤을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믿어주는 친구보다는 몇번 만나지 않은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그녀는 모든 것을 두고 과감히 이집트행 비행기를 탑니다.
태양보다 눈 부신 그녀가 한 선택으로 보기엔 어처구니가 없는 선택입니다.
이집트에서 롤라는 잭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잭의 집은 전형적인 엘리트집안에 보수적인 이집트 집안이었습니다. 잭은 미국에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전형적인 이집트 남자가 된 것이죠. 이 때부터의 볼 거리는 롤라의 춤이 아닌, 롤라가 경험하는 이집트의 배경과 그들의 관습입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이집트 인들의 사고방식과 그들이 고수하는 관습들입니다. 여관에 남녀가 묵기 위해서는 부부증명서가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매춘부로 보는 것과 결혼한 여성이 다른 남성과 함께 있는 사진이 찍히면 불륜으로 낙인받고, 외국관광객들에게는 지나치게 바가지를 씌우다 그 것이 아니라면 절반 이상의 값으로 내려가는 장면들. 이집트인들 사이에서 전형적인 외국인인 롤라가 어떻게 적응해가는가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롤라 주변에는 항상 좋은 사람들이 그녀를 지켜줍니다. 이는 주인공이 절대 총을 맞지 않고 죽지 않는 전쟁영화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전개였습니다.
이스마한에게 롤라는 춤을 배우게 되며 급속도로 성장하게 됩니다. 롤라가 좌절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면 이 영화는 진정으로 댄스를 위한 영화라 할 만 했을텐데, 그녀는 크게 좌절하지 않고 단지 외부의 시선에 연연하는 모습만 보여 줄 뿐입니다. 그와 달리 그의 선생님인 이스마한의 좌절과 고통에 더욱 비중있게 그려졌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영화는 화려한 춤의 볼거리를 기대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오히려 이스마한의 삶에 비중을 맞춘 영화였다면 오히려 탄탄하고 재미있는 스토리 전개가 이어지지 않았을까요. 인정받던 밸리댄서 이스마한이 불륜으로 오해받는다, 그러다 찾아온 백인 금발 여성에게 춤을 가르치며 닫힌 마음을 열게 되는 식의 전개가 오히려, 약 20%쯤 부족한 롤라의 밸리댄서로 성공기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미흡한 스토리를 어느정도 보듬어주는 것은 밸리댄스의 화려한 모습과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이집트의 문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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