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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좀 없으면 어때- 꿈과 열정이 아름다운 <롤라> 롤라
traeumerin 2009-01-08 오후 1:20:01 977   [0]

 

 

영화에서 해피엔딩은 사실 위험하다. 특히 열망하던 어떤 것을 때론 너무 쉽게 획득해 내는 류의 '성공스토리' 는 크레딧이 오르면서 후련함과 동시에 영화가 영화로만 남게하는 비현실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내게 영화와 현실의 상관관계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해피엔딩 영화가 "좋다"고 느껴진 적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롤라의 해피엔딩은 마음을 후벼파는 뭔가가 있었다. (영화보면서 감동 잘 안 받는데 울컥,울컥하다 눈물 한방울 주루룩...) 미국과 이집트라는 두 세계의 만남이 새롭게 다가왔다. 롤라로 대변되는 미국이라는 나라와 이스마한으로 대변되는 이집트. 롤라가 한 없이 천진난만하고 그런 열정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어찌보면 부유한 집 자식들이 아무런 걱정없이 살 수 있는 뭐 그런 것과 연결시켜 볼 수도 있다. 반면 이집트는 철저한 보수성과 엄격함으로 억압되어 있는 사회다. 두 세계를 너무 극명하게 대립시킨 점이 없진 않지만 나는 이러한 너무나 다른 두 세계가 서로에게 개입하고 융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대단히 흥미로웠다. 

 

 

 

 

 

 

 

 

 

 

 

 

 

또 롤라의 무한한 긍정성이 때론 비현실적으로 보이더라도 롤라의 캐릭터에서 꾸미지 않은 진실함이 묻어 나온다고 느꼈다. 스승 이스마한의 닫힌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열정보다, 예쁜 얼굴보다, 그 안에 타인에 대한 애정을 담은 진실한 마음 아니었을까.

 

꿈 하나 지키는 것이 어려운 시대. 누군가가 보기에는 정규직을 때려치고 이집트로 떠나버리는 롤라의 '철 없음'이 거슬릴 수도 있으나 지금 이 시대가 슬픈 것은 그러한 모험을, 자신의 꿈 지키는 것을 '철없음'으로 간주해 버리는 의식 때문 아닐까. "영웅이 없어서가 아니라, 영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시대가 위험하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말이다.

 

두 세계의 만남. 영화에서 이 두 세계는 단지 미국와 이집트의 세계만이 아닌 우리 안에 무의식적으로 담겨있는 수많은 편견과 선입견, 인식들의 충돌이자 융화로 확대될 수 있을 것 같다.

 

롤라의 환한 얼굴, 편견이나 두려움 없이 낯선 세계를 대면할 수 있는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나도 언제나 그럴 수 있기를 꿈꾸며. 영화와 현실은 이렇게 맞닿아 있다.

 

 

덧.

이집트의 전통 의상, 귀걸이, 피라미드, 오묘한 이집트풍 음악, 밸리댄스의 매혹. 로라 램지의 붉은 입술, 이스마한의 강렬한 눈빛....... 이것만으로도 영화는 풍성,하다. 다들 꼭 보시기를.

그리고.... "타랍"을 꿈꾸시기를...


(총 0명 참여)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7-07 10:15
fornest
좋은 리뷰 쓰셨네요..스크랩해가겠습니다..^^   
2009-01-1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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