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니콜키드먼 주연의 디 아더스(The Others, 2001)나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식스센스(The Sixth Sense, 1999)를 생각나게 하는 영화입니다.
임사 체험자나 연구가에 의하면 자신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영혼들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들은 지박령이 되어 한곳에 머물러 있거나 주위를 떠돌거나 가족이나 친구한테 빙의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영화도 같은 맥락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딸의 남자친구를 포함해서 일가족이 졸음운전으로 상대방 차와 추돌해서 의식불명상태에 들어가게 됩니다. 의식불명상태에 빠진 가족들이 집단 최면 상태로 빠지게 된 겁니다. 집단최면상태 속에서 그들은 서로를 의식한 채 대화를 합니다. 이것은 딸이 사고난 후 꿈을 꾼 내용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묻혀 두었던 부모의 과거를 알게 되고 추돌한 상대방 여자와 아이를 만나게 되는 것은 상상이 아니라 사실이었으므로 집단최면상태 속에서 가상현실을 만들어 서로 만나 의식하며 행동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상 추돌할 뻔 했는데 그들은 추돌을 면하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여행를 갑니다. 친척 집으로 차를 타고 멋진 크리스마스 이브를 생각하면서 길을 떠나는 겁니다. 모두 같은 생각이었으므로 같은 가상현실에서 만날 수 었었던 겁니다. 사실 추돌사고이후 모두 크게 다쳤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데도 그들은 그걸 모르고 있고 그들이 만들어낸 가상 속에 갇혀 버리게 된거죠. 하지만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현실이기도 했습니다. 가상현실 속에서 그들의 도착지가 마콧이었는데 이것은 지명이 아니라 결국 의사였습니다. 집단적 최면 속에서 미래를 암시한 내용이지요.결국 죽어서 병원에 실려가게 되는데 거기서 그들을 검사할 의사가 마콧이었다는 것입니다.
길 양옆엔 숲이 있습니다. 서양의 통상적인 개념으로 숲은 죽은 영혼들이 사는 곳으로 길은 죽음으로 향하는 곳으로 종종 묘사되고 있습니다. 숲은 죽음의 세계이고 길은 그 경계선으로 보면 됩니다. 그 길 위에서 숲에서 나온 아기를 안은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 여자는 추돌한 상대방 차를 운전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이것은 여자가 가족들이 만들어낸 가상현실 속에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숲에서 나왔다는 것은 추돌사고로 여자와 그녀의 아기가 먼저 죽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아기가 먼저 죽고 나중에 여자가 죽습니다. 그러나 여자가 가족을 찾아왔다는 것은 복수라기 보다는 그들에게 죽음을 깨닫게 해 주기 위함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여자는 자기 아이가 죽었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죽음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숲에서 걸어나온 겁니다. 차에서 딸이 내렸다는 것은 그 죽음의 길에서 제외된다는 복선입니다.
빈사상태에 빠진 가족들은 여자와 대화를 시도하지만 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죽은자와 산자와는 아직 벽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결국 딸의 남자친구는 그 여자와 대화에 성공합니다. 죽은 영혼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죽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남자친구가 사라지게 됩니다. 남자친구가 빈사상태에서 죽음으로 넘어갔다는 거지요. 검은차가 와서 데려간다는 것은 결국 사람들부터 죽음을 확인하고 병원으로 실려간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아들이 죽기 전에 아들은 시간이 7시 30분에서 멈췄다는 것을 의식합니다. 이것은 곧 죽음을 깨닫게 된다는 복선입니다. 결국 두번째로 아들이 숲으로 들어가 여자를 만나게 되고 죽게 되죠.
세번째로 죽게 되는 사람은 어머니입니다. 어머니가 충격을 받고 숲을 보면서 죽은 친구를 보면서 손을 흔들고 그들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죽음이 거의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추돌한 직후 가족은 의식불명 상태에서 추돌한 상대방 여자의 외침과 아기울음소리를 듣게 되겠죠. 또 상대방 차에서 뜅겨져 나온 유모차를 보았겠죠. 그것은 그들에게 추돌사고가 있었고 죽음을 깨닫게 해주는 또 하나의 복선입니다. 결국 그 소리들과 유모차는 자신들이 만들어낸 가상현실 곧 여행 속에 나타납니다. 아들의 휴대폰으로 들렸던 여자의 외침, 라디오로 들었던 아기 울음 소리, 길가에 세워졌던 유모차 등이겠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여자를 따라 숲으로 들어가 사라집니다.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이지요. 가족 중에서 제일 늦게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가상현실에서 빠져나가 죽음의 세계 즉, 숲으로 건너가게 된겁니다. 딸은 계속해서 죽음의 경계선인 도로 곧 Dead End 상태에 남아있게 됩니다. 살게 된다는 복선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적어놓은 쪽지가 미스테리입니다. 아마 이것은 최면에 빠져 의식불명상태에서 아버지가 적은 내용일 수도 있고 이미 과거의 기록한 것이 아버지의 기억에 의해 가상현실에 나타날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디아더스, 식스센스 이후 짜임새 탄탄한 수작을 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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