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영웅본색"이 처음 화양, 명화, 대지 극장에서 개봉할 당시만 해도 이 영화 개봉에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때부터 개봉 후 무섭게 입소문이 돌아 "영웅본색"은 젊은이들 사이에 폭풍처럼 인기몰이를 했고 젊은 이들은 열광했습니다.
특히 주윤발의 패션을 따라 잡고자 싸움 좀 한다는 친구들은 롱코트에 선글라스, 그리고 성냥 물고 다니는 것이 멋이었죠.
그렇게 1년이 지나가고 영웅본색 2가 개봉을 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1년 전 영화이니만큼 촌스럽고 화면 기법이나 연출력등은 지금의 눈 높이를 맞추기는 어렵겠죠.
그렇지만 비교적 최근에 재 개봉한 '더티 댄싱' 그리고 '더 미션'이 촌스럽고 화면 기법이 촌스럽거나 막대한 제자비가 들지 않아 재미가 없었나요?
아니죠... 절대로... 다시 봐도 눈물 흘리게 하고, 때론 흥겹게 하며 보는 내내 즐거운 시간을 안겨 주는 명작이었습니다.
영웅본색은 그런 명작은 아니다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1편에 인기에 힘입어 속편을 제작했지만 억지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다 보니 영화 곳곳에 무리수가 많습니다.
우선 주윤발의 등장을 보겠습니다.
정말 영웅본색은 그가 없이는 '단팥없는 호빵'같은 존재입니다. 그런 그가 없으니 어떻게든 이유를 대서 2편을 만들어야 했을 것이고 고민끝에 '쌍둥이'라는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1편에서 추룡과 주운발은 정말 둘도 없는 막역한 사이입니다. 그런 추룡이 쌍둥이 동생을 몰랐다? 글쎄요...
그 다음으로 석천의 역할입니다.
2편의 새로운 등장으로 비중이 큰 그는 홍콩경찰들도 제대로 밝혀 내지 못하는 위조지폐 계의 존재로 등장하지만 실제로 그는 이미 손을 씻고 새 출발을 한 사업가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내부 조직원의 배신과 가까운 지인들의 충격적 죽음을 목격하고 정신적 분열 증상에 고생합니다.
이런 정신적 고통에서 치유되는 과정이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 장국영의 비극적 죽음은 어떤가요? 주윤발만큼이나 비중이 높고 인기를 모았던 장국영.
1편에서 주윤발이 죽은 것 처럼 2편에서는 장국영을 가슴아프게 저 세상으로 보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두고 말이죠....
사실 이 장면은 명장면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가슴아픈 장면입니다. 그러나 그가 죽게되는 장면에서는 추룡은 임신한 아내가 출산을 하게 생겼으니 병원으로 가라고 했으나 투철한 직업정신을 가진 우리에 장국영은 혼자서 적의 핵심 거처에 잠입, 그 곳에서 악당의 최고 요원과 1대1 총격전을 벌이게 되고 어떻게 빠져 나왔다는 설명이나 화면없이 담을 넘어 간신히 도망치지만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막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숨을 거두죠.
너무 서부영화의 멋진 장면을 오마쥬했던 감독의 무리한 의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1편 못지않게 주인공들이 총을 쏘면 악당들은 우수수 나가 떨어져닌 마치 가을 낙엽처럼 날라다닙니다.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로요...
그렇지만 기억에 남는 명장면도 많습니다. 앞서 얘기한 장국영의 비극적 죽음, 계단으로 미끌어지면서 쏘아대는 주윤발의 분노의 총격씬
사실 자세히 보면 그 전 장면과 너무도 달라 나눠서 찍었다는게 티가 확 나지만 접어 두죠...
그리고 주윤발의 라이터 불꽃 빨아 들이기는 학생들이 너도 나도 따라해서 화상 많이 입게 한 주범의 장면입니다.
영웅본색2를 감동적으로 재미있게 보신 분들께는 죄송하고 특히 어려운 경영난에도 다시 이 영화를 재개봉하여 요즘 관객들에게 어필하고자 한 관계자분들께 더더욱 미안하리만큼 실랄하게 글을 적었습니다만 제가 보는 관점에서 이 영화는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더 좋을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영웅본색 3편은 말할 나위 없구요...
그래도 다시 21년 전 그 때를 추억하게 해 준 이 영화를 잊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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