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아련함....그 언저리에서... ★★★☆
<초속 5센티미터>는 토노 타카키와 시노하라 아카리를 중심으로 3개의 단편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 <벚꽃 이야기>는 전학으로 헤어지게 된 다카키와 아카리가 눈 내리는 기차역에서 재회하기까지 과정을, 두 번째 에피소드 <코스모나우트>는 카고시마에 전학 온 다카키를 짝사랑하는 카나에의 이야기를, 세 번째 에피소드 <초속 5센티미터>는 이제는 연인과 헤어지거나 결혼을 앞둔 성인이 된 타카키와 시노하라의 후일담을 담고 있다.
이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단연코 ‘곱다’라는 이미지로 형상화된다. 화면을 보는 내 머릿속에서 ‘어쩌면 저리도 고울까’란 감탄사가 계속 튀어나올 정도다. 어쩌면 문학소녀를 꿈꾸던 여고생들의 염원을 이미지로 표현하면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림으로 표현되는 소녀적 감수성.
순간적으로 포착되는 장면들은 말 그래도 한 편의 그림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감성을 가장 적절한 느낌으로 표현해 낸다. 예를 들면, 편지를 붙이기 위해 우편함 앞에 서 있는 아카리의 뒷모습,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못내 야속한 얘기를 한 후 고개를 떨구며 후회하는 타카키의 웅크린 어깨, 떨어지는 벚꽃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두 사람의 동행, 고백하기 위해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기는 카나에의 떨리는 손길... 이런 순간의 느낌들은 첫사랑과 함께 떠오르는 아련함, 바로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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