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나 미국 사람이 동남아에 갖고 있는 편견만큼,
우리는 동남아임에도 다른 동남아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본 태국 영화는 <택시 운전수의 사랑> <디 아이><시티즌 독> 정도다.
물론 이 세 영화 모두 놀라울 정도로 훌륭했지만, 태국영화에 대한 편견은 지우지 못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본 뒤 감히 나는 말한다.
적어도 멜로나 드라마에 있어 태국영화는 현재 우리나라 영화보다 발전적이고 훌륭하다고.
갑작스러운 남자친구의 이별통보. 울며 집으로 돌아오던 중 길을 건너던 남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그만 치고 말았다. 사고 후유증으로 예전 기억을 모두 잃은 그를 어쩔 수 없이 집에 데려와야 했다. 뭐라 부를지 고민하다가 그의 목걸이에 걸린 ‘tan’이란 글자를 보고 바로 ‘탄’이라 부르기로 한다.
예전 기억은 모두 잃었지만 집안 청소에 요리까지 잘하는 이 남자. 항상 어수선했던 집은 그의 손길에 깔끔하게 변하고 조카 ‘옴’의 공부까지 봐주는 세심함까지 갖추고 있다. 처음엔 주제 넘는다고 생각했지만 곧 미안함으로 바뀌었고 어느 순간부터 그 감정은 점차 설레임으로 바뀌어 간다. 센스 있고 편안한 이 남자, 바로 내 취향이었던 것.
처음으로 회사에서 나에게 중책을 안긴다. 힘든 준비 과정이었지만 그의 격려가 내게 큰 힘이 되어 준다. 결국 프로젝트는 큰 성공을 거두고, 드디어 나는 꿈에 그리던 커리어우먼이 된다. 그의 사랑까지 얻은 나, 드디어 일과 사랑 모두 성공하는 듯 싶었다. 하지만 그의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면서 그 기억들은 나에게 상처가 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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