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영화....
실제 움직이는 장난감은 아이들의 로망이다. 그런 로망은 사람이 자는 저녁이면 장난감들이 살아나는 동화로 이어지기도 하면, 반대로는 <소몰 솔져>와 같이 끔찍한 악몽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진짜 물고기로 만들어진 모빌, 슬픈 눈으로 매달리는 인형, 장난치는 목각 인형 등 마고리엄(더스틴 호프만)이 운영하는 장난감 가게는 온갖 진귀한 물건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마법의 장난감들은 아이들의 눈에는 보이지만 마법을 믿지 않는 어른들의 눈에는 그저 똑같은 장난감일 뿐이다.
1700년대에 태어나 200년 이상을 살아 온 마고리엄은 어느 날 자신의 최후를 직감하고는 마법은 믿지만, 자신을 믿지 못하는 장난감 가게 점원인 몰리(나탈리 포트만)에게 가게를 물려주려고 하지만, 몰리는 이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마고리엄이 떠나고 가게를 팔 생각이었던 몰리는 어느 날 자신의 내부에도 마법이 내재되어 있음을 깨닫고는 장난감 가게의 문을 다시 연다.
일종의 성장영화인 이 영화가 주려고 하는 주제는 명확하다. 너 자신을 신뢰하라. 마고리엄과의 이별이 주는 아픔은 성장을 위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은 <트랜스포머>와는 다른 방식으로 시신경을 매우 자극하는 영화다. 온갖 화사한 색상으로 채색된 화면 가득 볼거리가 차고 넘친다. 거기에 나탈리 포트만은 어찌나 똘망똘망 이쁘게 생겼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웃음이 흘러넘친다. 그런데 볼거리가 차고 넘침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전반적으로 즐겁지 못하다. 영화 속 아이들은 뛰고 달리고 장난치지만 그걸 보는 관객은 묘하게 차분해진다. 왜일까? 비슷한 정서의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흥겨운 느낌이라면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은 착 가라앉아 있다. 어쩌면 완전한 판타지로도 완전한 현실 드라마로도 기능하지 못하는 어정쩡함의 반영인지도 모르겠다.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건 나탈리 포트만이라는 배우였다. 시종일관 생글생글 웃으며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으로 관객의 눈길을 끄는 그녀는 아역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처음으로 출연하는 '아동영화'라는 게 무엇보다 이채롭다.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이 영화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자신의 친구들이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에 기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부담 없는 가족영화. 바로 이 영화의 포지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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