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극과 극으로 평이 나누어 지는 영화를 좋아한다
다양한 관객의 시점을 영화를 보면서 따져보는게 즐겁다
클로버필드의 리뷰를 보면서 기대반 각오반을 하고 극장으로 향했다
'그래,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하자!'
그리고 리뷰를 쓰는 지금 내 손가락은 아직도 떨리고있다
영화를 보고온게 아니라 내가 살아서 돌아왔다는 기분이 들어서다
J.J.에이브럼스... 그는 클로버필드를 통해서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가?
이 영화가 답답하다, 어지럽다, 결말이 허무하다, 실패작이다...
클로버필드에 쏟아지는 비난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다시한번 정리해보자
이라크의 아이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북한의 사람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아프가니스탄의 사람들은?
뉴욕의 잘나가는 청년들의 고민은 기껏해야 여자친구의 배신이다
물론 연애도 중요하다... 사랑의 가치를 비하할려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이 혹은 우리들이 딛고 서있는 스테이지에서 한발자국만 내려온다면?
좀 더 인간의 근본적인 위치를 깨달을 만큼 시야가 낮아진다면 어떻게 될까...
클로버필드에는 없다
우주인의 모선에 자신의 전투기를 몰고 돌진하는...
에어리언의 새끼를 끌어안고 용광로로 뛰어드는...
괴물의 입안에 수류탄을 던지는...
우리들이 익히 보아왔던 영웅의 모습이 클로버필드에는 없다
단지 무작정 도망가고 또 도망갈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나약한 본 모습이 있다
우리들이 그런 영화들을 보면서
'에이~ 말도안되ㅎㅎ'
라고 말하면서도 우리들은 그런 영웅들의 모습에서 자신을 찾곤 한다
시나브로 그런 영화에 길들어져 오고 있었다
영화가 주는 꿈에 도취되어 이 우주가 나를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하는듯...은 좀 과장인가?
하지만 현실의 모습은 어떤가?
'너희들은 과연 영웅인가?'
재난 앞에서 한없이 무능력한 주인공들을 보면서
J.J.에이브럼스는 마치 그렇게 말하고 싶은듯 하다
아니, 나는 적어도 그가 그렇게 말하는 듯하다고 느꼈다고 해야겠다
오히려 로버트처럼 애인을 구하기 위해
쓰러진 아파트로 뛰어들 용기조차 나에게는 없을것 같다
이런 내 주관적인 생각을 놓고 클로버필드를 봤을때
J.J.에이브럼스는 정말 최고의 선택을 한것으로 보인다
어린왕자에서 사막여우가 어린왕자에게 말한다
'가장 중요한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감독이 선택한 독특한 연출적 장치들은 단지 영화의 주제를 위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핸드헬드기법은 감독의 의도를 최대화 하기위한 장치일 뿐이다
1인칭 시점의 흔들리고 어지러운 카메라 워킹은 1차적인 필터 역활을 한다
남의 집 불구경하듯 느긋하게 영화를 볼 관객이라면 이러한 필터가 불편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주인공을과 함께 폐허의 뉴욕거릴 뛰어다닐 관객들에겐 이보다 더 좋은 연출은 없다
자신이 한번이라도 카메라를 들고 거리에 나가본사람은 알지도 모른다
자신의 눈앞에 어떤 사건이 터지면 절대 카메라를 놓을수 없다는것을...
페이크다큐는 절대 아니다
시나리오를 보면 정말 소름끼치게 잘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가 시작할때 마치 우연히 발견된 테이프를 들여다 보는듯이 시작하지만
그 속에 등장인물들의 관계과 사건의 모든 정보가 담겨있다
불필요한 정보는 하나도 없다
영화로써 말하고 싶은 필요한 정보는 모두 담겨있다
거기에 적절한 위트까지 섞여서...
고질라나 D-WAR나 트랜스포머같은 영화에서의 주제는 괴물이고 로봇이다
클로버필드의 주제는 단지 눈에 보이는 오브제가 아닐 뿐이다
괴물이 어떻게 탄생하고 어떻게 죽는지가 그렇게 중요한가?
우리는 이미 그러한 영화는 뇌세포에 각인이 될 정도로 보고 보고 또 봐오지 않았나?
우리사회에서 괴물이 탄생한 조건은 너무나 많아서 물릴정도가 아닌가?
클로버필드는 괴물영화가 아니다
사랑과 희생을 그린 로맨스영화다
클로버필드에서 괴물이 아니라 자연재해를 선택했든 9.11 태러를 선택했든 영화의 본질은 같았을 것이다
결말이 허무한 영화도 아니다
화창하게 펼쳐진 해변가에서 로버트와 제스가 환하게 웃으면서 말한다
'정말 최고로 멋진 하루였어'
말이 필요없다
정말 최고로 멋진 결말이다!!!
이런 영화가 재미없으셨던 분들은 부디
고정관념을 버리고 다시한번 봐 줬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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