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몇 가지로 살펴보면 이렇다.
우선,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을 꼽아보면, 바로 '영상'이다. '블레어위치'가 이 영화에서 많이 거론되는건, 바로 이 때문이다. 등장인물이 직접 캠코더를 들고 찍는 영상은, 핸드헬드 기법하고 비슷하지만 그보다 더한 멀미를 가져온다. 실제로 시사회중간에 나가는 관객도 보았고, 보면서도 영 울렁거린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역으로 잘만 빠져들면, 실제와 같은 느낌과 그에 따른 공포심을 관객에게 안겨주며 보면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롤러코스터를 탄듯한 기분과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게 바로 이 기법이다. 그게 이 영화의 단점이자 장점의 첫번째 부분이다.
두번째는, 결말이다. 모두가 알듯이, 이 영화는 실제인듯한 영상을 캠코더에 담아서 보여주는듯한 기획으로 보여졌지만, 결국은 픽션이다. 몇년전 '블레어위치'가 이미 써먹은 방법으로 그리 신선하다고 할순없고, 더군다나 '블레어'는 영화바깥에까지 그러한 일이 실제로 있었던듯한 홍보기법으로 관객들의 탄성과 괴성을 자아낸 작품이었다. (물론 미국에서만 해당됐던 일;) 그러나, 이 영화 '클로버 필드'는 블레어와 같이 그 캠코더 영상만 보여주고 끝을 낼 뿐, 더 이상의 사족이나 괴물의 출현이유, 누가 살았고 죽었는지 등에 설명은 일체없다. 더군다나 영화속의 괴수는 블레어와 다르게 확.실.하.게 존재하지않음을 관객들은 처음부터 알고있다. 영화는 괴수가 이 영화의 전부가 아님을 말하고 있는 셈이다.
모든 나머지의 것들은 관객의 상상에 맡길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객의 상상은 영화가 끝나서 각자의 상상에 맡기게 되고, 나는 전설이다와 같은 심한 허망함의 느낌은 아니다. 그 영화는 더 설명할수 있는 영화임에도 부족한거였고, 이 영화는 제작부터가 캠코더영상만을 보여주기위함으로써 철저한 기획력으로 인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보고나서도, 한 친구는 자기는 이 영화가 결국 '로맨스'영화로 보였다고 한다. 물론, 반 농담이지만 그 곳까지 자기 애인으로 구하러 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게 목적이었을 거다. 그게 바로 제작자 J.J에이브람스의 기획력이다. 모든것을 보여주고, 모든것을 설명해주고 끝내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 그것이 이 영화가 의미있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
셋째, 바로 이 영화는 기사에서도 봤듯이 포스트 9.11적인 면을 담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사실, 이 영화에서 괴수가 나온다는 것만 싹 '테러'나 '전쟁'으로 바꾸면 영락없이 그 모습이다. 더군다나, 캠코더로 찍은 영상이 그러니 관객은 실사 전쟁과도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그 안에서, 실제 인간들의 극한 모습을 볼수도 있다. 그렇다. 이 영화는 적어도 미국에서만은 극비와 신비주의적인 꾸준한 홍보기법를 사용했고, 내용은 이러한 9.11적인 상처를 가지고 있는 미국인들에겐 단순히 영화로만 보이진않았겠다. 그래서인지, 어찌보면 이런 낚시영화치곤 평론가들과 미국관객들에게 나름 좋은 평을 받고있다.
그러나, 한국에선 상황이 틀릴 것이다. '블레어 위치'가 그랬듯이. 괴수영화인지 무슨영화인지의 그 실체가 풀리고 그 정체의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 이 영화는 단순히 영상이 어지러운 영화로 비춰질수만 있고, 결말마저 그러니 다른 블럭버스터와 같은 사랑을 받긴 힘들것이다. 게다가, 무명의 배우에, 우리나라에서는 극비와 신비주의적인 홍보를 해오지도 않았다. (아직 이 영화의 이름은 알아도, 내용과 세세한 부분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이렇다. 이 영화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보일수 있는 영화다. 그래서 호불호(好不好) 또한 확실하게 나뉠 것이다. 영화를 다각도로 생각해보면 의미있는 작품이 될 것이고, 단순히 영상과 결말만 보면 좀 짜증이 나는 작품으로 남을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가지를 보았을 때, 개인적으로는 결국 호(好)쪽으로 남을 작품일듯 싶다. 지금까지 '앨리어스','로스트','미션 임파서블3'등을 만들어온 J.J 에이브람스의 작품을 봐온바, 그가 쉽게 치기어린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지않았음을 확실히 알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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