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온 인물이 앉게 되면 보통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냥 앉아만 있는 법이 없다. 앉고 나서 꼭 무슨 이야기를 하고 대화가 이뤄진다. 대화가 끝나면 다시 밖으로 나가거나 자리를 옮긴다. 이러면서 한 장면이 시작되고 끝이 난다. 특별할 거 없는 일상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 일상의 인물간의 부딪침에서 감정과 관계가 생긴다. 방문과 대화 떠남의 과정을 찍는 숏의 방식은 고전적이다. 풀 숏으로 들어오고 나가고 앉는 등의 행위와 두 인물 사이의 위치관계를 설명하고, 본격적으로 대화가 시작되면 싱글 숏으로 각 인물을 비춘다. 이는 마스터 숏을 찍고 각 인물을 따고 들어가는 헐리우드의 고전적인 방식과 다를 바 없다. 이러한 엄격한 원칙하에 카메라의 현란한 움직임과 원칙에 위배되는 다른 앵글이나 숏의 운용은 허용되지 않는다. 무엇을 획득하기 위해 이토록 정갈한 원칙의 숏을 운용하는가? 인물의 몸짓과 대사에 집중함으로써 그들의 감정을 잡아내기 위해서다. 카메라가 보이면 인물에 집중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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