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5센티미터 : 지난 시절 아련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이제까지 국내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들이 소개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나역시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입장이라 올해 새로이 선보인 영화 <초속5센티미터>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이 나올 지 기대하면서 본 영화.
STORY
Ep. 1 <벛꽃초>
초등학교 시절 같은 전학생 신분이고 여러 면에서 비슷했던 타카키와 아카리는 서로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카리의 이사로 인해 두 사람은 처음으로 멀리 떨어져 지내게 되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은 커져만 간다. 얼마 후, 이번엔 타카키가 멀리 전학을 가게 되어 앞으로 언제 볼 수 있을 지 모르게 될 거라는 생각에 타카키는 아카리를 만나기 위해 그녀가 있는 곳을 향하는데 …
Ep. 2 <코스모나우트>
카고시마, 인근 학교를 다니는 스미타 카나에는 언제나 서핑에 열심이다. 그런 그녀에게도 누구에게 말 못하는 비밀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중학교 때 여기로 전학 온 타카키를 남몰래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카나에는 그런 마음을 타카키에게 전하려고 하는데 …
Ep. 3 <초속 5센티미터>
타카키는 회사를 관두고 사귀던 여자와도 이별을 고했다. 그가 그토록 오고 싶어했던 도쿄에는 이제 그가 있어야 할 이유가 뭔지도 잊혀진 지 오래이다. 한편, 아카리는 결혼을 앞두고 부모님 집에 들려 짐을 정리하다가 문득 편지 하나를 찾아낸다. 그 시절 그리운 이름 타카키.
이들은 서로에 대해서 한없이 그리워 했건만 그들을 어긋나기만 하는데 …
초속 5센티미터의 매력
- 하나의 영화지만 3가지 색을 가진 영화
이 작품은 원래 OVA로 제작된 만큼 전혀 각기 다른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영화의 큰 흐름은 하나이지만, 제각기 다른 색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1화.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이야기
2화. 전혀 다른 곳을 향해 보고 있는 엇갈리는 사랑을 그린 이야기
3화. 오랜 기간의 엇갈림의 끝에서 스치듯 지나치는 조우
각각의 에피소드는 저마다의 색깔이 너무나 확연히 다른 만큼 취향에 따라 영화의 느낌이 달라 보이는 것도 하나의 매력으로 보인다.
- 모든 걸 하나에 담아낸 3번째 에피소드 <초속 5센티미터>
영화의 모든 것이 하나로 결집되었다는 느낌을 주는 건 바로 영화의 제목과 같은 타이틀인 3번째 에피소드 <초속 5센티미터>이다. 이전까지는 스토리가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그 마지막을 한 편의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압축되어 표현해낸 것이 특징적이다.
특히나 소년에서 청년이 된 타카키의 모습은 아마도 그 시절을 지나온 모습과도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랬기에 내게 있어서 이 에피소드는 제일 현실적이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 인상적으로 남아 있다.
- 성장이 멈춘 이야기가 아닌 성장해가는 현실을 그리다
이전까지 그의 영화에서는 소년 소녀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다뤄지면서도 일정 부분에서는 성장이 멈춰버린 느낌을 받곤 했다. 이는 현실 속의 성인들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그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소년 소녀의 이야기가 주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러한 정체에서 벗어나 한 걸음 나아간 모습을 보이기에 실은 더 좋아했던 마음이 크다.
초속 5센티미터를 보고
- 지난 시절 아련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영화 속 이야기를 보는 시점에 있어 이들이 이야기하는 시점의 끝에 온 내게 있어 영화 속 장면들은 지난 날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극중 타카키와 같은 일을 겪어 본 적이 있었기에 그의 마음이 어떠했을 지는 심정적으로 많이 이해했었고 그의 시선이 향하는 저편을 바라보며 많이 공감했었다.
영화 속 장면에서처럼 어쩌면 그 시절 그 사람을 그와 같은 장면처럼 우연히 라도 스쳐 지나듯 만난다면 과연 어떨까 하는 생각도 문득 떠올려 본다. 지금은 내게 과거의 일이지만, 아마도 그 시절을 생각하면 왠지 그리워 지기 마련인가 보다.
영화 속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것도 나름 좋은 게 아닐까. 아마도 내 또래라면 이 영화를 본다면 그런 지난 향수와 기억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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