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울프 : 시도는 돋보이나 직면한 한계성을 여실히 보여준 영화
로버트 제메키스 감독의 신작이라는 일찍이 예고편을 보고 상당히 마음이 갔던 영화. 과연 어떤 모습의 영화일지 내심 기대하면서 보았던 영화.
주요 내용
신과 인간, 괴물과 영웅이 공존하는 시대. 호르트가르 성의 연회장에서 평화를 기념하는 큰 연회가 열린다. 그 날밤, 그렌델에게 습격을 받은 뒤 이내 저주 받은 땅으로 불리 운다. 그리고, 새로운 용사의 등장을 기원하는데, 이 때 나타난 이가 바로 떠오르는 영웅 베오울프였다.
베오울프는 자신의 부하들과 함께 연회장에서 그렌델이 오는 걸 기다려 물리친 뒤,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난다. 왕은 그에게 마지막 임무를 준다. 그 임무는 이 땅에 멸망한 줄 알았던 마지막 드래곤인 마녀를 없애라는 임무를 받아 마녀가 사는 곳으로 향한다.
그는 마녀와 만나 그녀가 건낸 2가지 조건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데, 과연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베오울프의 매력
- 배우들의 디지털 캐릭터화를 통한 실사 같은 3D 애니메이션 가능성을 보여주다
대개 만화 속 캐릭터들을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나타내는 게 일반적이었다. 물론 변종이긴 하지만, 인물을 애니메이션화 시켜 그려낸 적도 없지 않다. 이 작품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서 아예 영화 배우들을 대놓고 디지털 캐릭터화 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실사 영화에서 선보이는 장면에 비해 액션에 있어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다이나믹한 액션연기와 함께 내면연기를 선 보인다. 주로 희화화 되어오던 헐리웃 3D 애니메이션에서 실사에 준하는 인물을 내세운 3D 애니메니션의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 배우들의 이미지를 이용한 새로운 흥행 방정식을 만들어내다
앞서 말했듯 배우들의 이미지를 그대로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돌림으로써 그들의 이미지를 가지고도 언제든지 애니메이션으로 돌려세워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고인이 되어 볼 수 없는 배우라 해도 이러한 흥행 방정식으로라면 언제 어디서든 새로운 모습을 선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베오울프의 아쉬움
- 실사 영화와 경쟁하려는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를 따르지만 아쉬움이 남는 영화
이 작품이 애니메이션으로서 실사 영화 같은 이미지와 비쥬얼을 선 보이는 데는 성공했다고 본다. 다만, 그것 말고 또 뭐가 있지 하는 질문을 던지면 솔직히 그리 내세울 만한 게 많지 않다. 메인 캐릭터들의 연기는 아직 실제 배우들에 준하는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밋밋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더 많다. 예고편에서 보여준 비쥬얼은 최대한 실사 같은 이미지를 보여줬다면 실제 영화에서는 그에 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힘이 겨워 보인다. 이 때문에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나 보다.
이외에도 스케일이나 액션에 견주어 봤을 때에도 최근에 선 보였던 블록버스터들에 비해서는 아직은 부족한 느낌을 받는다. 영화에서 매력을 주는 건 조연 캐릭터이나 서브 캐릭터들에도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줄 만한 게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헐리웃이 왜 인물 캐릭터를 가지고 애니메이션을 안 만드는 지 그 이유를 보여주는 영화
헐리웃이 그동안 3D로 만든 애니메이션에서 실제 사람 같은 캐릭터가 아닌 사람이 아닌 동물, 유령, 인형 등의 다소 희화화된 캐릭터에 중점을 준 이유는 디지털화된 일반적인 인물 캐릭터들이 실제 배우들을 대신하기에는 아직 뭔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부분은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인지 모르나 아직 실사 영화에 견주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 때문인지 이 영화에서의 연기나 다른 면면을 생각해봐도 좋다고 말하기에는 내면연기나 이를 뒷받침할 연기에서는 사람들의 연기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뭔가 부족한 듯한 모습이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베오울프를 보고
시도는 돋보이나 직면한 한계성을 여실히 보여준 영화
베오울프는 로버트 제메키스 감독이 선보인 애니메이션으로서 기존의 헐리웃 애니메이션 시장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캐릭터 중심의 시나리오 라인이 아닌 서사와 판타지라는 최신 실사 영화의 흥행 요인을 차용한 시나리오 라인을 채택한 데 이어, 실제 배우들의 이미지에서부터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으로 채용한 점에서 이후 다른 헐리웃 애니메이션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또한, 애니메이션의 상대를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 영화와의 정면 대결을 택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고 본다.
이 작품에서 보여준 시도적인 측면에서는 눈에 띄지만, 한편으로는 이 작품 자체만으로 한계성을 그대로 그러내고 있다고 본다. 실제 배우들의 캐릭터를 가져왔지만 이들 캐릭터가 보여준 점은 캐릭터 성이 한 편으로 약화되었다는 것 역시 무시 못할 것 같다, 이는 애니메이션이 지닌 특유의 강점을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만일 다음에 이와 같은 성향의 작품 또 언제쯤 나올 지 모르지만, 아마도 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벽을 깨뜨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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