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사 디워 논쟁에 뛰어드는게 아닌가 싶다만,
개인적으로는 '디워' 가 '트랜스포머' 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트랜스포머가 다이내믹한 카메라 웍에 중점을 두었다면, 디워의 경우에는 기존의 괴수 영화가 보여주듯 큰 스케일에서 제 3자적인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그 영화나 그 영화나 시나리오나 작품성에선 삐까삐까 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디워에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디워.
시나리오 및 감독이 형래~심 이라고 뜨더군.
영화 이곳저곳에서 심형래 감독이 무얼 말하고 싶은지 조금은 냄새를 맡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분명 '감독','시나리오 작가' 등 직업이 세분화된 만큼, 그 나름대로의 능력들이 있을테고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테고, 정말 엄청난 천재가 아니고서야 그런 여러 작업에서 전문적인 능력과 지식과 대중의 요구를 충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심형래 감독이 욕심이 좀 과하지 않았나 싶다.
우선, 카메라 연출력을 좀 짚고 넘어가야 겠다.
전체적으로 카메라웍이 극의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말 그대로, B급 영화 수준밖에는 되지 않는다.
카메라의 각도나 효과, 속도가 극의 몰입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던가.
거기에 더불어 자연스런 조명까지.
물론, 일부 주인공들의 대화, 연기씬에서 그런대로 괜찮은 카메라 웍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래도 웬지 아마츄어 인듯한 느낌이 풍긴다.
역시, 별것 아닌것 같으면서도 굉장한 느낌차이를 준다.
둘째, 배우들의 연기력.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는 무난하지만, 초반 한국 배우중 남녀 주인공의 연기가 굉장히 어색하다.
특히나 절벽에서 떨어지기전 '사랑해요' 하면 떨어지는 장면. 초절정 어색함의 극치다.
분명, 이 부분은 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고, 영화 종반부 두 사람(환생하여 미국에서 태어난 두 연인)의 행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장면인데, 마치 대충 찍고 넘어간듯 섭섭할 따름이다.
좀더 낭만적이고 극적으로 꾸밀 순 없었을까?
이 부분의 빈약함이 영화 종반부 두 사람의 감정에 대한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분명 이런 빈약한 부분은 감독의 잘못이다.
감독은 이러한 부분을 정확히 캐치해 내야하고, 그 부분이 만족스러울때까지 촬영기법 및 배우들의 연기를 종용했어야 했다.
또한, 이런 괴수, 괴물 영화의 가장 큰 웃음거리중 하나인것을 또 꼽아보면,
분명 한번에 먹어치우거나 죽일 수 있는데, 머뭇거린다는 것.
브라케(나쁜 이무기)가 그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면, 정말 쉽게 주인공들을 잡아먹거나 생포할 수 있었을것 같은데,
어리버리한 브라케의 생포작전은 역시 기존 영화의 틀을 벗어나진 못하고 있다.
셋째, 남자 주인공 이든 캐드릭(제이슨 베어)의 역할이다.
분명 여주인공 세라(아만다 브룩스)를 보호하는 역할인데, 그다지 보호한다고 보기에는 힘들다.
오히려 여자 좋아해서 쫒아다니는 기생오라비 같은 분위기만 풍긴다고나 할까.
오히려 그들을 보천대사에서 환생한 그 미국남자가 다 도와주고 다니니 실제 이든의 역할은 거의 미미하다 하겠다.
그냥 같이 도망쳐준 정도?
이야기도 직접 구상했고, 촬영 시나리오도 직접 썻을테고, 카메라 촬영, 조명 등등을 직접 심형래 감독이 연출했을터이니,
심형래 감독이 욕심이 너무나 과했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너무 욕심이 과한 당신, 욕먹어도 싸다.
이전의 아동용 괴수영화나 코미디 영화와는 다르다.
수많은 정부돈도 끌어다 썻을테고, 세계를 향해 만들어진 영화라면, 좀더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기용해야 옳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CG와 마지막 시가지 전투씬에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우선 CG는 세계적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고, 마지막 시가지 전투가 좋았던 점은,
헬기와 전차로 브라케의 군단과 전투를 벌이는데 있어 모두들 정말 열심이었다는 점이다.
오랜만에 시가지에서 이런 대규모 스케일의 전투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지만(시가지 전투가 꽤 흥미롭다), FBI가 그 여자만 딴데로 비행기 태워 호송만 했더라도 브라케 군단이 굳이 시가까지 따라왔을리는 없을 듯 하다.
분명 브라케 군단은 그여자 에게만 관심이 있어 따라왔을테고, 그 여자가 도심 중간에 있었기에 도심 중간까지 따라온것이고,
그여자가 굳이 도시에 없었다면, 군부대와 브라케 군단이 싸울일도 없었겠지.
어찌되었건, 도심 자체를 파괴하러 온게 아니라, 그 여자를 쫒아가는 중간길목에 도시가 있었을 뿐인데, 열심히 브라케 군단과 싸워주는 헬기와 탱크, 보병들의 활약장면은 그런대로 볼만한 장관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욕먹는 부분이 초반 과거 한국을 무대로 나오는 장면에서 한국 배우들의 연기와 후반부 영화 엔딩에 아리랑이 삽입된 장면이 아닐까 하는데,
약간 다른 의미로 본다면,
심형래 감독의 '의지' 가 담겨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분명, 한국 전통 가옥을 배경으로 브라케 군단이 쳐들어온 모습은 영 어색하지만, 그 낯설음은 말그대로 낯설어서 그런것이다.
한국 전통가옥 하면, 대부분 사극이나 '전설의 고향' 같은걸 떠올리기 때문에,
나름대로 최신인 이런 브라케 군단의 복장과 괴물들이 나타나니 영 매칭이 안될 따름이지.
그건, 편견이고 고정관념일 뿐이다.
분명, 시나리오대로 그런 사건이 벌어진다면, 충분히 발생 가능한 장면이다.
심형래 감독은, 이렇게 한국의 전통적인 모습을 필름속에 담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또한, 영화 후반부의 아리랑 연주 삽입.
이또한 굉장히 낯설은데,
괴수영화와 아리랑이라...
매칭이 잘 안되긴 하며, 그 선율이 또한 너무 부드럽고 우리에겐 너무 익숙해서, 이런 괴수영화와 매칭이 안된다는 고정관념에 빠지긴 하지만, '아리랑'의 선율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 장면에서 이 선율을 들으면, 그런대로 신비감을 느낄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선율자체는 좀 매칭이 되지 않는다.(아리랑은 한국인으로서는 듣고 있자면 괜히 짠~하고, 아름답고 따뜻한 느낌의 멜로디 아닌가, 한국인을 떠나서도 굉장히 여성스러운 선율이고, 부드러운데, 아일랜드식 신비로움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이 또한, 한국만의 '그것' 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심형래 감독의 의지일테고, 그런 면에서는 약간의 어색함을 관용해주고 칭찬해주는게 도리가 아닐까?
누구 말마따나, 이정도 스케일로 헐리웃을 두드린 한국영화가 있었는가.
첫술에 배부를순 없는 법이다.
다만, 다음에는 좀더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팀과 잘짜여진 시나리오로 의지만을 내세운것이 아닌, 좀더 전문성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