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연합군에 의해 컨테이너 박스에 갇혀 숨을 쉴 수 없게 된 포로들이 괴로워 하다 질식해 죽는 장면이 있다. 이는 감독(마이클 위터바텀)의 다른 영화 <인 디스 월드>를 떠올리게 한다. 9.11테러가 있기 전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난민캠프에서 영국으로 밀입국하려던 자말이 브로커에 의해 컨테이너 박스에 갇히게 되는 장면과 거의 같기 때문이다. 이는 아시프의 전 세대들이 영국으로 들어와 이주노동자가 되는 과정이다. 그들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게 되는 방법 하나는 자본과 빈곤의 세계화로 인한 이주노동자가 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폭력의 세계화로 인한 테러리스트(혹은 낙인찍히는)가 되는 길이다. 둘 다 "우리와 동등한 인간적 가치를 가지지 않은" 길이다.(그렇기에 그들은 대륙을 넘어갈 때마다 컨테이너에 실리게 된다) 그렇게 또다른 아시프와 자말은 오늘도 <인 디스 월드>에서 <관타나모로 가는 길>까지의 어느 사막 위를 차별과 죽음의 공포 속에서 걷고 있을 것이다. 세상을 달리 보게 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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