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총평을 얘기하자면 급조한 티가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22개 역할 중에서 주인공을 포함한 14명이 투니버스 출신이기는 하지만, 출신과는 상관없이 주역과 조역이 한데 어우러져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선씬입니다.
조선씬에서의 하람과 시린(?)의 연기가 어색해서 이야기의 흐름이 끊겨버렸습니다.
간단히 파노라마 식으로 보여주어도 무방한데...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짧은 영화의 내용을 어떻게든 늘이기 위해 조선씬을 일부러 길게 보여준 듯한 인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주인공을 맡으신 신용우님과 양정화님에 대해 평가하죠.
이든 역의 신용우님의 연기에 점수를 매기자면 5점 만점에 4.45점을 드리고 싶네요.
신인치고는 신용우님의 연기가 괜찮더군요.
또, 원래 배우분과도 목소리가 어느 정도 어울리고요.
물론 신인이기에 첫 부분에서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기는 합니다.
한편 새라 역의 양정화님의 연기는 5점 만점에 4.8점을 드리겠습니다.
몇 달 전에 SBS에서 한 외화에서 조역으로 잠시 나왔는데 아쉽게도 못 봤습니다.
하지만 <천애> 에서의 연기와 비교했을 때, 역시 양정화님의 목소리가 외화 연기에도 맞는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아이들한테 "디워 여자주인공말이야. 사실은 케로로다" 라고 말하면 깜짝 놀랄 것입니다.
양정화님 목소리가 워낙에 예쁜지라 새라 역에 적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신동식 CP님의 연출에 대해서 얘기하겠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급조한 티가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비록 장르는 다르지만 그동안 선보였던 신CP님 방식의 연출 스타일이 엿보였습니다.
다시 말해 조역의 탄탄함과 주역의 세련됨이 잘 어우러졌죠.
그리고 뻔한 캐스팅이 아니어서 놀랍기도 했고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몇 일 전에 모 방송에서 진 모 교수님이 수도꼭지가 도실 정도로 지적하신대로 심형래 감독님의 '인생극장 코드' 때문에 신동식님의 공이 묻혀버렸습니다.
저는 캐스트 롤까지 다 보고 나왔는데, '감독/ 심형래, 번역/ XXX' 빼고는 더 안 나오더군요.
게다가 지금 디워열풍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경우 어제 더빙판을 철수했고, 제가 사는 성남 쪽은 아마 이번 주에 철수하나 봅니다. (참고로 저는 방금 CGV 오리점에 와서 봤습니다)
만약 이런 노력이 없었다면 부실한 스토리가 전혀 보강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신 CP님의 연출은 5점 만점이 아깝지 않기는 하지만, 작품 전체로 보았을 때 4.7점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심형래 감독님의 투지는 뜨거웠지만 그것을 영화 끝 부분에 내보내기에는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오늘 더빙의 묘미를 잘 맛봤습니다.
이 작품을 연출하느라 수고하신 신동식 CP님과 김기현님, 신용우님, 양정화님 외 19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