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첫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관점에 따라 다른데 일단 영화라는 관점에서 보자. 영화로서의 나의 평가는 3류 환타지 영화라고 생각한다. 모름지기 영화란 스토리와 그에 맞는 영상 그리고 연기가 얼마나 잘 조화되어 관객에게 보여지는가가 관점이다.
첫번째, 스토리는 너무 시시하다. 소설이나 만화나 내용이 우선 재미있어야 하는데 이무기와 용이라는 소재는 좋았지만 각본은 별로였다. 두번째, 영상이다. 제법 흉내는 낸 것 같다. CG는 볼만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뒷부분의 용이 나오는 장면들은 모두 만화의CG같다는 느낌이 너무 많이 들었다. 웃음이 날 정도로 말이다. 실사와 그래픽이 함께 있는 장면에서의 조화는 잘 만들어진 부분이 없진 않았지만 미국 시가전 전투 장면은 물량적으로 봤을 때 너무 초라했다. 가령 군대의 규모나 군사의 숫자에서 말이다. 마지막 세번째는 배우의 연기다. 각본이 그래서 그런지 연기도 왜 그리 어색해 보이던지 그냥 영화관을 나오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특히 주연보다는 외국인 조연들의 연기가 더 형편없어 보였다. 급조된 느낌이 너무 크게 보였다고나 할까? 하여간 이러한 관점에서 이 영화는 3류 환타지 라고 생각한다.
그럼 영화라는 관점을 떠나 한국의 코미디언 출신의 심형래 라는 감독이 만들었다는 관점에서 보자. 한마디로 훌륭했다. 감탄했고, 그 노력은 대종상 감독상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예산을 많이 들이고, 스케일면에서 헐리우드와 견주려 한 영화가 있었던가? 누구는 무모하다고 손가락질할지도 모르나 우리나라 그 어느 영화인도 할 수 없었던 개척의 정신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로 말미암아 우리나라가 앞으로 환타지 또는 SF영화가 헐리우드의 기술 수준에 근접해 간다면 그건 심형래 감독의 덕이라고 할 것이다.
앞서 두 가지 관점에서 나름대로 영화평을 해 보았다. 영화는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달리 해석될 여지가 있다. 예술은 그런 거 아닐까? 피카소가 아무리 유명한 화가라 할지라도 그의 작품을 싫어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관점에 따리 다르니까 말이다.
영화관에서 나오면서 아이들의 손을 잡은 부모님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가족이 함께 와서 즐기며 볼 수 있는 영화가 과연 얼마나 될까? 그냥 부럽고 친근한 가족애가 참 좋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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