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를 '대박'으로 준 이유는 동정심이나 값싼 애국심에서가 아니라 나름 냉정한 평가를 통해 내린 결론이다.
'어린이용' 영화 치곤 아주 뛰어난 CG와 적절한 스토리를 가졌기 때문이다.
솔직히 12세 이상 관람가라고는 하지만, 최근 12세 청소년들의 정신적인 수준을 무시하는 듯 하다.
'전체이용가'라고 한다면 믿겠다.
심형래 감독님이 자랑하시는 CG는 확실하게 뛰어난 수준이었다.
영상과 약간 조화가 부족한 느낌도 적잖게 있었지만, 여지껏 본 괴수영화 중에선 가장 뛰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CG 자체에 '큰' 불만은 없다...
허나 스토리...
이래저래 말도 많고 해서 스토리는 철저하게 무시하고 보려고 생각했다. 아니, 노력했다.
이건 뭐... 빈약한 스토리를 연기력으로 커버했다면 이렇게까지 악평가들에게 시달리진 않았을텐데...
이름도 생각안난다. 한국인 남자 배우... "걱정마십시오. 사부님" 이 대사할 때 표정...
'...'으로 문장을 끝낼 수 밖에 없다. 뒤에 글을 더 썼다가 어떻게 감정이 폭발하게 될지...
주연인 제이슨 베어가 새라와 함께 차를 타고 도망치는 도중 공격 받는 장면에서도
표정에 긴장감 따윈 전혀없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연기를 했다.
보통 감독이라면 이런 장면에서 NG라고 외치지 않았을까?
오히려 초반에 동물원에서 일하는 뚱보가 더 재미있게 연기를 잘한거 같다.
각 장면마다 문제는 많다.
마을을 초토화 시키면서 사람들한테 칼질을 해대는데, 어찌 피한방울 안나오나?
18세 관람가 처럼 목을 썰어버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화면이 빨리 지나간 것도 아니다.
어느 부위에 칼질을 했는지 아주 정확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느긋한 화면속에 단 한방울의 피를 못봤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계속해서 죽어간다.
뜬금없이 키스를 하지 않나, 어떻게 FBI에서 모든 사건의 내막을 상세하게 알 수 있는건지도 의문이다.
뜬금없이 나타나더니 지들끼리 뜬금없이 죽고 죽인다.
부라퀴에게 발포하는 경찰들이 나오는 장면도 어색하다.
자동권총의 슬라이드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총구에 화염만 계속해서 뿜어댄다. 탄피도 안보인다.
게다가 반동도 없다. 그 경찰들은 팔힘이 다 '로보캅' 수준인가?
그나마 헬기 파일럿들이 긴박감이 느껴지는 연기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도 다 그러려니 무시했지만,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졸음이 쏟아졌다.
마지막 장면... 아...
그 수많은 병사들이 비춰지는 스크린에서 '그래도 마지막엔 뭔가 엄청난 장면이 펼쳐지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그냥 헛된 기대로 사라졌다.
그 정체모를 장소에 수많은 병사들은 어처구니 없는 장신구 하나로 모두 전멸.
결국 주인공이 한 액션이라고는 칼질 한번하고 계단 한번 구르고 여자이름 한번 크게 외친게 전부였다.
과거 우리가 봐왔던 우뢰매나 별반 다를바 없는 엔딩이 아닌가?
그래도 마지막에 아리랑이 흘러나올땐 좀 슬프기도 했다.
두서없이 말이 많았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한국영화 사상 전례없는 CG를 둘러싼 뜬금없는 스토리(?)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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