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슨가족의 팬이라면 '제발 더빙만큼은 안돼!'를 외치며 심슨더무비가 나오길 목이 빠져라 기다렸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러한 사람들중 하나이고, 영화는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폭탄들이 가득했고 영화관에서 미친사람처럼 웃었다. (안타까운 것은 거의 혼자 웃었다는 것;;)
심슨이 재미있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심슨가족이 재미가 없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럴수밖에 없다!
심슨은 현재 18시즌까지 나온 미국 TV시리즈 이고, 덕분에 시즌 18에 오기까지 많은 에피소드들이 이어지고 이어져서 각각의 캐릭터들 사이에 연계성이 생겼고, 캐릭터들은 우리가 보아왔던 어떠한 애니메이션보다 더욱 방대하고 개성이 뚜렷해져서, 그것을 어느정도 이해해야만 인물에 대한 웃음포인트를 찾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심슨의 웃음포인트의 대부분은 풍자와 패러디에 있는데, 그중 가장 알아차리기 어려운 부분이 풍자이다.
미국식 풍자에 코메디 때문인 것도 있지만, 심슨풍자의 가장 기본적인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일수도 있다.
심슨식 풍자에는 정치적인 이야기가 꽤나 많이 들어간다. TV판 심슨 에피소드를 보다보면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온다는 것을 알수 있을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맥락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립이다.
심슨이 폭스사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폭스사를 자주 바꼬는 부분을 볼수 있는데,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코끼리 상아를 밀매하려는 밀렵꾼이 자기는 폭스사 사장이기도 하다 라는 말을 하는 장면이 있다.)
이는 심슨의 제작자인 맷그로닝이 민주당이지만 폭스사가 공화당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심슨에서 나오는 캐릭터중에 공화당인 인물들 (대표적인 예로 번즈) 이 사악하게 그려짐을 알수 있다. (그러나 결코 밉지 않은 캐릭터다.;;)
심슨더 무비에서도 이러한 맥락을 찾을수 있다.
영화상에서 대통령으로 나와 정책을 읽지도 않고 무조건 '3번'을 외치던 무능한 대통령을 기억하는가?
그는 심슨 TV시리즈에서 '맥베인'이라는 배우로 나온다. 그가 이번에 영화상에서 대통령으로 변신을 하기는 했지만, 그가 영화중간중간에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 대해 투덜거리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제 짐작이 가는가? 그가 바로 아놀드슈왈츠제네거다! (맥베인이라는 캐릭터는 TV시리즈 상에서 영화에 대한 일로 비꼬인 적이 많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도 역시 공화당이라는 것이다.
조금만 더 찾아보자. 아마도 이 장면을 기억할것이다.
상심해서 기차를 타고 스프링필드로 향하는 불쌍한 마지에게, 승객들의 짐을 뒤지고 있던 바트가 머리에 검은색 속옷을 뒤집어 쓰고 '나는 사악한 기업의 마스코트랍니다.' 혹은 '나는 악마기업의 예쁜이 입니다.' (번역이 뭐든간에 이런맥락으로) 말하는 것을 기억할것이다.
바트가 흉내낸 녀석은 바로 '미키마우스'다. (심지어 목소리까지 똑같다!)
또한 중간에 등장하여 19금장면을 만들어낸 디즈니풍 캐릭터들도 보았을 것이다.
심슨가족은 디즈니를 풍자한다. 영화 처음에 나왔던 이치 앤 스크래치 역시 톰과제리를 패러디한 것이다. (이치 앤 스크래치는 리사와 바트를 비롯한 수많은 어린이들이 매일저녁 보고는 낄낄 거리며 웃는 '매우 잔인한' 만화이다. 이 만화와 연관된 수많은 에피스드가 있다.)
풍자와 더불어 패러디는 심슨가족의 웃음의 힘이다.
타이타닉 패러디, 스파이더맨 패러디, 게임 GTA 패러디, 배경지식이 부족해 찾아내지 못한 패러디 등등.
이러한 패러디를 찾아내는 재미가 매우 쏠쏠하다.
가장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자막이다.
허용되는 자막길이가 너무 짧아, 의역을 해버리는 바람에 심슨가족의 재미가 반감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무한도전'과 마지의 말투는 너무했지 않은가! -_ㅜ)
결론을 내리자면 심슨가족은 매우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미쳐 못찾은 부분, 혹은 알더라도 깜빡하고 적지 못한 부분이 수도없이 많을것이고, 찾아낼수록 재미가 배가 될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최고라고 생각했던 장면을 꼽자면,
'모'의 술집을 패러디한 에스키'모'의 술집과, 호머의 전매특허인 Do'h 를 패러디한 Dooooooooooooooohm!!!!!! 이다. (아는 사람은 웃는다.)
마지막으로 덧붙여........ "톰행크스의 목소리와 한글 간판을 놓치지 마라!"
+ TV에피소드에서 마지와 호머가 처음으로 만날때 흘러나왔던 'close to you'가 영화속에서 마지가 호머에게 결별을 선언했을때 애절하게 흘러나오는 것을 놓치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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