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벚꽃이야기'에서의 그 남학생의 마음은 얼마나 애가 탔을까? 전차안에서 1분,1초는 마치 1년같았을 것이다.. 그리고서 기차역에서 결국 만나게 된 여학생의 마음은 기다리는 동안 똑같았을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아무 말없이 같이 흘리는 눈물.
그들은 눈이 쌓인 나무 아래서 한 키스 이전과 이후의 세계는 달라보였다.
'아날로그식 감정'... 태어날때부터 핸드폰과 전자기기에 둘러쌓여서 '기다림'이라곤 없는 요즘 아이들은 그 감정을 알수 있을까? 다행히도 핸드폰이라곤 없던 시절을 살아본 나로써는, 그 감정이 되살아났다. 그 때는 '기다림'이 소중했다. 그리고 그 '기다림'뒤에 사람을 만날 때는 더 반갑고 행복했다.
제2화 '코스모나우트'에서의 그 여자아이가 먼 곳만을 바라보는 1화의 남학생을 좋아하는 마음. 역시 세상은 바뀌어가지만, 그 감정만은 유효하며 동일하다. 혼란스러운 그 시절,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시절..
행여 혹자는 고백을 못한 그 여자아이가 답답하다고 했을 수도 있다. 그 결과를 제쳐두고 고백을 했든 안 했든, 2화의 여자아이는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자신이 깨닫고 결정했음을 알았기에.
제3화 '초속 5센티미터'의 그들은 현재의 우리이다. 소중한 그 시절의 기억은 아름답고 지워지지않을 기억이지만, 현실은 다르다. 삶은 자기가 만들어간다지만, 그 때의 그 감정을 고스란히 현실의 삶으로 이어갈 수 없다. 그래서 더 소중할수밖에 없는 그 시절의 그 기억....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 우리에게 같은 상황의 같은 기회가 한번 더 주어진다면 얼마나 달라질까? 1화의 그들이 1번 더 기회가 있었다면, 그 기억과 경험이 그렇게 소중하게 남을 수 있었을까? 2화의 여자아이가 1번 더 기회가 있었다면, 그 애한테 고백을 했을까? 3화의 그들에게 1번의 기회가 더 있었다면, 처음의 추억처럼 그들의 만남을 이어가도록 할수 있었을까?
잔잔한 영화는 마지막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라는 노래가 터져나올때, 고요했던 모든 감정이 일순간에 폭발한다. 마치 이 노래에 맞춰 영화가 만들어졌다는듯이...
1번 더, 1번의 기회를 더... 우리가 항상 원하는 바로 이 것... 한번만 더 하면 잘 할수 있는데....후회가 없을텐데... 그러나 오히려 역설적으로 1번의 기회가 더 없기에 그 기억들이 소중하다. 그리고 아름답다. 그 감정만은 잊을 수 없다..
너는 기억하니?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가, 초속 5센티미터이라는 것'. 그 기억이 소중한 건...
바로 우리가 함께 했기때문이야.... 단 한번뿐인 그 시절의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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