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막 퍼와서 죄송합니다만,,,,, 이 기사에서 말하는 것이 평론가들의 입장과 디워를 옹호하는 분들의 입장을 모두 대변해 주고 최대한 이해해 주는 것 같아 올려봅니다... 심형래 감독님 다음 영화는 정말 좀더 멋진 영화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마이뉴스", "남경국" 기자님 글입니다. 관리자님 저작권 침해되면 지워주세요...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개봉 후 관객동원에서 승승장구하며 한국영화 관람기록을 갈아 치울 태세다. 대부분 평론가들은 혹평을 주저하지 않는다. 네티즌들과 관람객들은 이에 질세라 평론가들의 평론에 반기를 든다.
9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 "<디워>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에 출연한 문화평론가 진중권씨의 <디워>에 대한 혹평에 대해서 네티즌들이 크게 반발하며 비판은 물론 인신공격까지 하는 형세다.
진중권씨는 이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조그만 영화 한편 보고 영화가 후졌다고 했는데 이 정도로 사회문제가 되고 완전 미쳤다. 이해가 안간다"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에 대해서는 "논리없는 수십만 감정덩어리에 대해서는 신경 안쓴다"고 했다.
<디워>는 이제 단지 영화가 아니라 하나의 우려스러운 사회현상이 되어버렸다. 평론가들과 네티즌 또는 관객들이 극과 극에 서서 서로를 불신하고 있는 형국이다.
마치 평론가들이 "평론 가치도 없는 영화를 왜 보느냐"며 관객들의 수준을 의심하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고, 한편 네티즌들과 관객들은 "우리도 수준은 있다. 스토리 보러 가는 것이 아니다. 보겠다는데, 또는 보았다는 데 왜 시비 거느냐"는 반응이다.
평론가도 네티즌들도 모두 틀리지 않았다. <디워>를 보는 관점이 다를 뿐이다. 평론가들은 영화 자체의 스토리에 중점을 두고 평을 하고 있는 듯하다. 평론가들의 당연한 의무다. 혹평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넘쳐나는 것에 심기가 불편한 몇 평론가들은 감정을 실어서 악평도 한다. 네티즌이나 관람객들은 그게 못마땅하다. 영화가 완전해서 보겠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독일에서 본 <괴물>, 관객은 독일인 둘 뿐
지금까지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던 영화들이 관객들의 관심 밖이었던 경우도 많았다.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던 <와이키키 브라더스>도 그 중 하나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처럼 평론가들과 네티즌, 관객들의 호평이 일치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보고 무척 좋았다. 그러나 난 이 영화를 평론가의 호평을 듣고 본 것이 아니라 보고 온 사람들의 입소문에 끌렸다. <디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입소문이다. 관객이 찾는다는 것, 그 자체 <디워>에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이다. 고객이 얻고자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1300만명을 동원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독일 쾰른에서 보았다. 개봉 전 기대도 컸다. 한국 뉴스와 평론가들의 평은 칭찬 일색이었다. 올해 독일에서 개봉한다는 소식에 가슴 뿌듯했다. '대한민국' 영화가, '우리나라' 영화가 독일 영화관에 걸린다는 그 자체에 기분이 설레는 것, 이것을 애국주의라고 손가락질해도 상관없다. 외국에 있다 보면 대한민국, 한국제에 뭉클함이 더 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냥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나도 꼭 1300만이 본 영화라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영화이기 때문에 시간 쪼개서 극장에 갔다.
개봉 3일 후 찾아간 쾰른의 영화관에는 나와 2명의 독일인이 영화상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광고방송이 나오는 내내 관객이 더 오겠지, 더 많이 와야 하는데 하는 심정이 절로 들었다. 영화관 주인도 아니고 봉준호 감독과 일면식도 없는 내가 그러고 있었다.
별 다섯 개 받으며, 평론가들의 호평 속에, 인구 5000만명에 1300만명이 본 히트 영화가 독일인들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는가 보다. 재미없었나 보다. <괴물>은 이렇게 독일 영화관에서 금세 사라졌다. 나도 내용면에서 후한 점수는 속으로 주지 않았다. '이런 영화를 1300만이나 본 것, 우리 한국 이상한 것 아니야 또 평론가들은 뭐야'라는 속엣말도 나왔다. 그래도 더 내 가슴이 아팠던 것은 우리 영화를 내가 그 넓디넓은 영화관에서 단지 두 명의 독일인과 보았다는 것이다.
관객들은 <디워>에서 희망을 보려는 것
과연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흥행하는 이유는 뭘까.
네티즌들은 <디워>를 통해서 스토리는 영화 스토리가 아니라 '인간 심형래', 볼거리는 CG(우리의 현재 기술력)를 보고 있는 듯 하다. 스토리는 인간 심형래의 실패에 굴하지 않는 모습 즉, <용가리>에서 주저앉지 않고 <용가리>를 극복한, 더 발전된 <디워>를 만들어 낸 그 정신을 높이 사고, 그 정도에 만족하고 CG를 보며 앞으로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심정으로 관객들이 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디워>를 보러 오는 관객들이 대체로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관람객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디워>을 통해 아이들에게 부모들은 영화 자체가 아닌 다른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
7천원 정도 주고 본 영화가 끝난 후 아이들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해줄 말이 많을 것 같다.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모습, 처음 시도 등 인간 심형래의 인생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며 우리 자식들도 도전하는 정신,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자세를 길러주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에서 영화관을 찾았을 것이며, 또 영화관을 나오면서 오랜만에 가족끼리 이야기꽃을 피우지 않았을까 싶다.
관객들은 "<디워>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에 포커스를 맞추어 영화관을 찾는 것이 아니라 <디워>의 CG의 완성도를 보면서 인간 심형래의 좌절과 극복의 과정을 하나하나 찾고 희망을 본 것이 아닐까?
난 한국에서 <해리포터>를 보며 영화관에서 졸았고, <반지의 제왕>을 보다가는 도중에 나왔던 기억이 있다. 평론가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돈보다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었지만 같이 간 사람들 생각에 나오지 못하고 졸았던 기억이 있고, 시간이 아까워 도중에 나온 적도 있다.
한국에서 <디워>는 평론가들의 혹평에도, 관객동원에서 <괴물>을 넘어설 듯 하다. 다음달에는 미국에서 개봉한다고 한다. 독일에서 <괴물>이 그랬듯 <디워>도 영화관에 미국인 몇 명 앉아 보다가 간판 내려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심형래 감독에 희망을 걸어본다. 그는 <디워>가 최종목표가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고 하지 않았던가. 독일에서 개봉한다면 나는 또 시간을 내어 가슴 설레며 대한민국 영화 보러 갈 것이다. 이번에는 더하여 인간 심형래의 도전정신에 희망을 걸며 엔딩신의 '심형래의 이야기'를 들으러 갈 것이다.
졸지도 않을 것이며 도중에 나오는 일도 없을 것이다. 평론가들의 <디워>에 대한 혹평은 심형래 감독이 차기작에서 꼭 염두하리라는 믿음에서 나까지 영화를 보고나서 혹평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평론가들의 비판과 네티즌들과 관객들의 지지가 뭉쳐 심형래의 도전이 앞으로 계속된다면, <디워>가 잠시 침체했던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희망의 씨앗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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