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영화를 볼때 내러티브를 첫째로 본다. 다음은 영상미. 그리고 편집이나 카메라의 기교 등등. 취미삼아 영화보던 것이 이젠 생활의 일부처럼 되어버린 지금, 영화를 보고 괜찮다 아니다의 기준을 나름대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것은 '이 영화가 말하려고 하는 바를 일관되게 보여주는가'하는 것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스타일이든 아니든지 간에 영화라고만 해도!! 흥미를 갖고 지켜보게 된 것같다. 그런 의미에서 '버티칼 리미트'는 괜찮은 영화로 기억될 것같다. 블록버스터 특히 'K2'류의 영화를 보며 관객들이 기대하는 것, 생과 사의 갈림길에선 사람들의 긴박감넘치는 스릴과 우정 뭐 그런것들을 시원하게 정말 스펙터클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k2의 경관은 장관이며, 위대한 자연속에서 한낮 점에 불과한 사람들이 끝내 자연을 이겨내는 모습은 누구나의 가슴 한켠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어 버린다. 특히 주인공 크리스 오도넬과 로빈 튜니가 등반 도중 아버지를 암벽아래로 곤두박질치게 만들어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영화의 오프닝 장면과 크리스 오도넬이 동생 로빈 큐니를 끝내 살려내는 마지막 장면의 팽팽한 긴장감은 누가 내 손의 팝콘을 몽땅 집어가버린다 해도!! 모를만큼 압권이다. 그러나 뭐 이런 재미를 줄 때는 다 그렇듯, 뭔가 허전한 부분이 있는 법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도 그랬지만,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이 영화의 동기. 3명을 살리기 위해서 6명이 투입되고 결국 살아남은 사람은 3명이다. 그럼, 누구 목슴은 누구 목숨을 죽이고 살아야 할 만큼 가치있단 말인가? 그래서 주인공이 살아 남아 멋지게 웃어줄때 관객인 나로서는 왠지모를 씁쓸함을 어쩔수가 없는 것이다. 그. 러. 나. 이런 저런 생각까지 할 필요가 있겠나? 그저 이 겨울 따땄한 극장에서 입안가득 팝콘을 뿌리면서 '제네들 왜 저 쌩 난리야?'하며 눈을 스크린에 박아두면 2시간 동안 눈, 입, 맘 다 굳(good)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