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즐거울 수 있을까!
핀란드하면 휘바휘바만 떠오르는데 앞으로는 이 영화도 생각날 것 같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가운데 책으로 치면 챕터를 넘기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 영화였다. 그래서 한결 보기 편하고 보면서 숨 고르기도 좋았다. 새 사람이 나오면 새 사람과의 관계가 자리를 잡고 또 새 사람이 나오면 그 새 사람과의 관계가 자리를 잡았다.
마지막엔, 만원을 이룬 카모메 식당에, 나도 가 한 자리 꿰차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밝으면서도 여유가 있는 느낌의 색감이 즐비했고 언뜻 굉장히 차가울 수 있는 바닷가의 풍경도 외롭지 않고 즐거웠다. 부분 부분 웃기기도 했는데 정말 유쾌하고 여유로와서는 나는 이상하게 얼굴이나 입가에 계속 웃음이 맴돌았다. 크게 강하지는 않아도 즐겁다는 느낌이 가득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이 세상에 살아가는 수 많은 사람들 모두에게는 각자의 사연이 있고 또 해결하는 방법도 다르지만, 아무리 낯선 사람들도 누군가가 먼저 웃어주고 또 밥 한끼라도 같이 해 먹고 그러면서 말을 나누고... 그리고 결국은 다시 함께 살아가게 된다. 각자의 자리에 있지만 카모메 식당같은 곳에서 한번 쯤은 만나게도 되는 것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사치에가 영화의 중심에 있는데 사치에를 생각하면 너무 기쁘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이야기 속에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그러면서도 화합하고 공감하고 일상적이라도 함께 하는 것의 묘미가 돋보인다.
영화의 주제는 뻔한 감이 있지만 영화의 흐름은 뻔하지 않고 약간 돌출적이기도 엉뚱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점으로 인해 영화가 더 아름답게 성숙하는 것 같다. 작고 따뜻한 손으로 주먹밥을 꼭꼭 눌러주듯 이 영화는 그런 따뜻한 손길을 받은 듯 꽉 차있고 영혼이 있다.
또한 묘한 구석도 좀 있다. 마법같은 느낌? 갑자기 영화 <바그다드 카페>가 생각난다. 그 영화는 좀 스산하고 어둡게 시작해서는 따뜻하게 끝났는데 이 영화도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시작부터 따뜻한 느낌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귀여웠다.
한가지, 일본 문화를 좀 자세히 안다면 더 풍성하게 느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고...
여하간 오니기리 나도 같이 뜯어 먹고 싶어효!ㅋ
삭막한 이 시대에 이런 영화는 기쁨이로소이다!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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