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멘젤 감독의 영화 3개가 있다고 해서, 사실 이리 멘젤 감독이 누군지도 잘 모르지만.
일단 씨네큐브의 영화는 믿을만 하니까. 줄위의 종달새를 보고 싶었지만, 집에서 어물쩡하다가 이걸 보게 되었다.
그래도 후회는 안된다구.
<스트레인져 댄 픽션>을 보면, 주인공은 죽어야 되고, 작가가 썼던 비극은 비극일 수밖에 없다한다.
희극은 희극이고 비극은 비극이라고. 사실 인생이 그런거 아닌가. 이것아니면 저것. 칼로 무벤듯.
지금까지 희비극이라는 걸 본적이 없었다고 생각해왔는데, 이영화가 희비극인 것같다.
독일 점령하의 체코의 철도역, 하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철도원들은 그냥저냥 시간을 때운다.
높은 사람이라고는 백작부인이나, 철도원 상부만 가끔씩 볼 뿐이다. (이런면에선 나랑 비슷;)
그래서 곧 감독관이 될 역장은 비둘기를 키우는데 정신이 없고, 배차계장은 여자를 어떻게 꼬실지만 관심이 있다.
그리고 아버지를 뒤이어 견습으로 역에 들어온 주인공.
당시 체코의 분위기는 될대로 되어라 뭐 그런 분위기였던 것같다.
"총통의 방침"에 따라 움직이는 철도원들은 무기력하기 짝이없고, 음탕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 교회를 다시 지어야 겠다고 얘기하는 백작부인도 있다. 주인공 여자친구의 삼촌은 공습으로 집이 무너져도 허허 웃을 뿐이다. 사법체계 역시 무기력하여 판사들은 여성역무원 엉덩이에 찍힌 도장이 살인사건보다 더 관심이 있다. 그리고 나치는 도장에 써있는 독일어에 대한 모독으로 사람들을 처벌하려한다.
실제로 이 당시 체코가 그랬는지 모르지만, 성적으로 상당히 개방적이었던 거같다.
아님 감독이 동유럽 카톨릭의 보수적인 면과, 독일 나치 체제를 조롱하기 위해 성적인 것을 소재로 사용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개방적인 사회에서 자신만 도태되어 가고 있다고 주인공은 생각하고, 자신이 성적으로 불능이라는 것을 비관하여 자살을 기도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자살기도 이후 우연히 레지스탕스의 비밀작전에 말려들게되고, 레지스탕스의 여성비밀요원을 만나 성에 눈뜨게 된다.
자신감 만땅이 된 주인공은 여자친구와 사랑을 나누기 바로 전날에 비밀작전을 수행하다 죽는다.
여튼 영화는 성적에너지, 유머를 한편으로 두고, 다른 한쪽은 카톨릭, 나치에 대한 비판으로 삼고 있다.
희극과 비극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떻게 얽혀있는지 알수 없을 정도로 절묘하게 녹아들어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
이런게 희비극인가 보다.
자꾸 2차대전 전후에 관한 책이나 영화들을 보게되니,
좀더 공부를 열심히 해야되는 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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