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꼼. 그는 도도한 펭귄 도도를 사랑하는 우직한 북극곰이다. 하지만 도도는 다른 펭귄 꽁꽁을 사랑한다. 빼꼼. 그는 일단 뽀로로와 함께(뽀로로와 그의 친구들 너무 귀여워ㅠ_ㅠ...)아이들에게는 장동건, 이효리보다 더 친숙한 스타인가 보다. 일요일의 극장 안은 그동안 다들 어디 숨어 있었는지 태희, 태림이 또래의 아이들로 실로 시장바닥 같았다. 아마도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휴일 데이트를 즐기러 나온 연인이 있었다면(틀림없이 있었겠지...흐흐 꼬시다...)분명 이렇게 내뱉고 말았을 것이다.
“이런 젠장...날 한번 제대로 잡았구나...”
어쨌거나 나에게 목숨보다 귀여운 조카들 태희, 태림이와 처음으로 극장에서 본 영화로 기록될 <빼꼼의 머그잔 여행>. 우리 태림이처럼 아직 말을 제대로 못하는 베베라는 머리가 대~~~따 큰 베베라는 아가에게 마법의 펜던트가 떨어지고 어쩌다 돌아간 펜던트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며 역시 대~~~따 큰 머그잔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더니 건방진 강아지가 나와 베베를 태우고 머그잔을 심드렁하게 두드리니 머그잔은 시간여행을 하여 북극에 떨어지고 베베는 거기서 빼꼼과 도도와 꽁꽁을 만나 사막까지 가고 시간을 넘나드는 파란만장한 모험을 하게 된다 헥헥......
이런 스토리인데 그 ‘파란만장한’ 부분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과격했다. 몇 초 사이로 계속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니 늙은 육신으로 보려니 심장이 벌렁벌렁거렸다. 절벽에서 떨어지다 겨우 살아나면 바위가 떨어지고 겨우 숨돌렸다 싶으면 눈사태가 일어나고 이젠 정말 끝이겠지 생각했는데 동굴이 무너지고ㅠ_ㅠ...흑흑...이 늙은 이모에게는 너무 자극이 심했다구!!
하여간 조카들보다 더 열심히 보고 나왔더니 배가 무지 고파서 왕돈까스를 순식간에 먹어치워야 했다. 넙적한 돈까스를 보고 있으니 주인공 베베의 커다란 얼굴이 떠올랐다. 커다란 얼굴에 커다란 눈...그리 짧은 팔다리...빼꼼도 그렇고 뽀로로도 텔레토비도 그렇고 방귀대장 뿡뿡이도 그렇고 아기곰 푸우도 그렇고 이 녀석 베베도 그렇고 역시 아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커다란 얼굴과 짧은 팔다리가 필수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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