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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phy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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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7 오전 12:4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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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영화하면 몇 편 보지도 못했지만,
아무래도 동구권 사회주의가 드리웠던 깊은 어둠을 걷어내고 생각하기가 어렵다보니
늘 무게감 있는 작품들이란 선입견을 갖게 되죠.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도 탄 <콜리야>나 나름 분명한 코미디인 <나의 아름다운 비밀>이란 영화도
체제에 대한 깊은 비판을 가하고 있으니까요.
<아마데우스> <래리 플린트>를 만든 밀로스 포만도 이 나라 출신이잖습니까.
그의 체코 시절 영화들도 대단히 냉소적이라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이 영화 <러브러브 프라하>에 대해서 정보를 얻어들은 바로는
체코에서 온 로맨틱 코미디라서 일단 갸웃했고, (오, 그 나라에서도 요 장르를 만드는구나... ㅡ.ㅡ)
작년 부천영화제에서 의외로 인기가 높았던 영화였대서 또 한번 갸웃했습니다.
시사회장으로 향하면서 동시에 기대를 어느 정도 했던 거지요.
직접 보고나니 한마디로 참 신기했습니다.
뭐 유쾌발랄한 것은 당연했구요, 게다가 상당히 야하기도 했는데... ^^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어서
주제도 플롯도 스토리도 그리 낯선 것들은 아니었지만
이제껏 다른 로맨틱 코미디에서 느껴보지 못한 묘한 매력이 분명히 있더라구요.
우선 배우들의 연기가 독특하게 과장되어있더군요.
등장인물들만 너무 들떠하면 반대로 관객들의 기분을 가라앉힐 위험도 있고 만화같을 수도 있을텐데
이 영화에서는 그게 보는데 불편이 없게 적당하게 조율이 잘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인물들이 다들 상당히 활기차요.
현실에 저런 사람들 있어서 곁에서 그저 지켜보기만 해도 대단히 즐거울 것 같았습니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줄거리를 밝히기는 좀 그래서 여기 적진 않겠습니다만,
철없는 행동들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인물들에게 비호감은 커녕 정이 가니 희한하네 싶었답니다.
아니나 다를까, 감독이 연기자 출신이네요. <콜리야>에도 출연했던 걸로 나와요.
그런 연기를 담아내려니 카메라 움직이는 것도 참 얼마나 묘한지...
연인들끼리 감정의 밀도가 높아지는 데이트 장면에서도 두 사람에게 밀착하는 화면이 아니라
시원시원하게 빠지는 의외의 그림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하여튼 그런 쪽으로 기존 영화와는 많이 다르더라구요.
화면 자체에 귀여운 악동들이 재미나게 뛰어논다는 기분을 불어넣는데 모자람이 없다고나 할까
아주 희한하고 엽기적인 특수효과들도 있으니 눈 여겨 보심이 어떨지... 하하...
자잘한 재미는 참 많았는데...
제 눈에 특별히 들어온 건
옛날 험프리 보가트하고 잉그리드 버그만이 나온 <카사블랑카>를 흉내낸 까페 장면에서
보가트의 까페 어메리카나를 패러디한 것은 물론이고
거기에 더해 음악까지 패러디를 했더라구요. 우와 섬세하기는, 나름 기차군~^^ 했답니다.
요런 아기자기한 재치까지 즐기면서 보시면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여주인공의 연인으로 나오는 남자 배우 어디서 본 듯도 해서 찾아보니
<반 헬싱>이나 <블레이드2>에도 출연한 배우군요.
아역부터 해서 마흔이 넘은 지금까지 연기경력도 대단한 체코의 국민배우쯤 되는 사람인가 봐요.
꽤 카리스마가 있습니다.
한니발 렉터의 십대시절부터 체포당할 때까지를 그린다는 <한니발 라이징>에도 출연했다니
내년에 그 영화에서 찾아보는 즐거움을 누려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네요.
음, 울적할 때 보셔도 좋을, 귀엽고도 뻔뻔스러운 영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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