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곤은 판타지 영화가 가지고 있을법한 매력은 두루 지녔습니다.
거대한 용과 마법사 스펙타클한 전투신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까지....
그러나 막상 영화를 보니 허전한 기분이 들더군요
에라곤 최대의 약점은 상영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상영시간이 30~40분은 더 길었어야 어느정도
납득할 만한 이야기가 나왔겠다는 것입니다.
시골 소년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드래곤 라이더가 되어 마법으로 적을 물리치는 영웅담을
담아내기에 100분 남짓한 시간은 너무 빠듯해보입니다.
덕분에 주인공과 그의 용 사피라를 제외하면
나머지 '비중있어야 할' 조연들은 제대로 소개조차 되지 않고
뒷배경 정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악당 존 말코비치의 경우 몇장면 등장하지도 않더군요
속편이 되면 좀 많이 나오려는지....
어쨌거나 주어진 시간안에 영화를 서둘러 끝맺으려다 보니
이 영화는 이래저래 많은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에라곤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너무 부족하고
용과의 교감이나 내적인 갈등과 극복 그로인한 주인공의 성장등은 간단한 스케치 수준에 머뭅니다.
또 시간을 가지고 진행해야 할 이야기들이 대사 몇줄로 간단히 정리가 되고
다음상황으로 넘어가 버리니 영화는 마치 관객들에게
"나머지는 당신들이 알아서 생각해보라" 고 주문하는 느낌마져 던져줍니다.
정신없이 예정된 대규모 전투까지 한숨에 달려나간 영화는
후반부에 자신의 덩치를 뽐내기 시작합니다.
물론... 그 전쟁신이 여러분들이 기대하는 만큼 웅장하지는 않습니다.
화살이 쏟아지고 칼과 칼이 부딪치는 전장보다는
마법사의 용과 주인공의 용이 격돌하는 공중전에 더 큰 비중이 실려있기 때문인데요
확실히 그 공중전은 대단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 전투신도 반지의 제왕과 비교하기에는 다소 민망한 수준이라고 밝혀두겠습니다. ^^;
상당한 규모의 군대가 밀고 들어왔지만 전투는 의외로 싱겁게 마무리가 되고 말지요
개인적으로 후반 전투신의 맛뵈기식 스펙터클 보다는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주는
드래곤 라이더의 비행장면 들이 더 큰 볼거리라고 생각됩니다.
아뭏든... 속편은 좀더 이야기에 충실해지길 기대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