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든지 원작을 본 관객이라면 영화자체가 대충대충 내용이 성기게 넘어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본 영화중에서는 <해리포터>시리즈가 거의 그랬으며, 최근에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들도 만화책을 본 사람이라면 말이 많았을 영화였다.(보진 않았다) 그런데 <에라곤>이라는 소설을 읽지도 않은 내가 봤기로서니 내용이 성기게 느껴졌다면 이건 원작 봤던 사람들은 어떨까? 무성의한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심산이 컸다. 물론 영화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흥행을 할지 안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시리즈를 염두하고 만드려고 하는 건 모험이겠지만 이 영화는 속편을 예고함으로써 어느 정도는 시리즈를 생각한 거 같긴 한데 앞에 내용을 깔끔하게 전개하려는 건 무리였을까? 이미 <반지의제왕>의 탄탄한 내용(책 보신 분들은 대충이라고 생각되겠지만)을 본 전세계의 많은 관객들은 너무 빠른 전개 사이사이에서 보이는 이해하고 싶은 곳을 찾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아쉽다는 말을 먼저 하고 가겠다.
역시 헐리우드 컴퓨터 그래픽은 부러울 따름이다. "사피라" 의 환상적인 그래픽은 역시 감탄을 자아냈다. 에라곤과 함께 하는 많은 어떤 장면에서도 거슬리는 장면은 찾을 수 없었고, 와우! 엄지손가락을 들 뿐이다. 특히 마지막 드래곤끼리의 전투 장면은 여태까지 많은 CG효과를 본 관객들이라도 충분히 멋지게 감상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처음 알이 깨지고, "사피라"가 태어나고, 거기서 쥐를 잡아먹고, 하늘 높이 올라가 덩치가 커지는 몇몇 장면들의 리얼함에 박수를 보낸다. 개인적으로 이쪽 방면으로 나가고 싶은 나로써는 교본을 삼을만한 멋진 영화였다.
역시 단순한 선과 악의 싸움인 내용이었고, (영화 시간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짧은 시간 덕택에 해설로 대충의 설명을 듣고 영화를 보면서 애들마냥 그냥 눈만 즐겁게 하고 가자는 킬링타임용으로 생각해서였는지 103분이라는 시간은 훌쩍 흘러간다. <해리포터><반지의제왕>처럼 판타지시리즈 영화여서 기대가 되거니와 마법과 전투라는 점에서 두 영화를 겹치게 해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12세관람가인데 그 부근의 학생들이 본다면 가장 재밌게 볼 것이다. 너무 어른분들이 보신다면 유치하다는 생각을 하실 수 있으므로 한 번 정신연령을 놓고 보시길 당부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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