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는 모든 것이 숫자로 표현이 가능하다고 믿고, 또 실제 많은 사례를 보여준다.
쿄코의 신발 치수가 24라고 하자(이 질문은 매일 반복된다) 24는 4의 계승이고 고결한 숫자라고 말해준다.(24는 완결수이기 때문. 24=1X2X3X4, 그 댜음 완결수는 5를 곱한 120) 쿄코의 생일이 2월 20일이라고 하자, 자신의 기념 시계에 새겨져 있는 No.284를 보여주며 220의 약수의 합은 284, 284의 약수의 합은 220으로 이를 우애수라고 한다고 설명해준다.
이처럼 아무 상관 없을 것 같은 두 개의 숫자가 사실은 아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듯이 박사와 쿄코 그리고 쿄코의 10살짜리 아들 루트(박사가 지어준 별명, 루트처럼 공평하게 우정을 나누어주라)는 새로운 가족의 모습으로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인다.
물론, 10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박사의 기억력은 80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매일 매일이 반복의 순환으로 보일 수도 있고, 어쩌면 매일 매일이 새로운 일상이 된다.
영화를 보면서, 혹시 이들의 새로운 관계맺기가 박사의 기억력의 한계를 뛰어넘지는 않을까 기대해보기도 했지만, 현실에서 목도하기 힘든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한국 드라마라면 충분히 일어날만한 기적인데....)
특별한 사건도 없이 볼만한 영화를 만드는 힘.. 어쩌면 그것이 일본 영화의 힘처럼 느껴지는데,
이 영화도 모든 것을 수학, 숫자로 얘기하고 풀어가는 박사를 통해 순수함, 진실, 본질.. 이런 것들에 대해 설명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게 해 준다.
잔잔한 영화의 흐름은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 수가 가지는 완결성 또는 득특함, 의외성 등에 매력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자칫 쉬는 시간 없이 2시간 연속 진행된 수학 수업(으 ... 생각만 해도 끔찍...)으로 느낄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