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만화를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다. 과연 원작의 재미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많
은 기대를 하며 봤다. 결과적으로는 약간의 실망을 했지만, 어느 정도 영화로서의 매력은 충족시킨듯 하다.
<원피스:기계태엽성>의 메카거병은 극장판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 아닌 편견을 없애줄 만큼 매력만점이다. 소년
만화 정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원피스:기계태엽성의 메카거병>은 심각해야 할 대목에선 한 템포 숨을 고르고
휘몰아쳐야 할 땐 돌진하는 실사영화식 호흡 조절을 보여준다.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봤을 모험극을 전면에 내세운
탓에 <원피스:기계태엽성의 메카거병>은 원작만화의 명성에 짓눌리지 않고 원작을 뛰어넘는 재미를 안겨줄 수 있
게 되었다.
<원피스> 극장판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은 그 특유의 판타지에 있다. 손에 잡힐 정도로 생생한 판타지로
무장한 이야기는 어떠한 거부감도 없이 각각의 캐릭터와 사건들에 몰입하고 동화될 수 있게 해준다.
뻔한 결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피스: 기계태엽성의 메카거병>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새삼 느끼
게 해준다. 잘 만든 애니메이션 한 편은 동심을 키워주는 훌륭한 자양분이 되어주기 때문일까? 루피 해적단의 모
험담을 보고 있으면 우리는 절대로 되돌릴 수 없는 유년 속으로 다시 떠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들고 만다.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은 반복해서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 법이다. 루피 일행이 보물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에 초
점을 맞췄지만 <원피스:기계태엽성의 메카거병>에는 다양한 메시지들이 나온다. 무엇보다 <원피스>가 가지고 있
는 매력은 영화를 보고 나오면 행복해 진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의 시각에 맞추기 위해 억지로 눈높이를 맞추지 않은 <원피스:기계태엽성의 메카거병>은 어른들도 볼 수
있는 무한대의 상상력이 필요한 분야가 바로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복잡한 현실을 잊고서 이
애니메이션에 휩쓸리게 되면 새로운 현실이 환상적으로 전개된다. 만화와 TV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재미를 얻
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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