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플라이트93'은 나머지 한 대인 'United Airline 93'기의 탑승에서부터 마지막까지의 두 시간을
마치 사고 당시 기내에 설치되어 있던 카메라로 찍은 듯 적나라하고 격렬하게 보여준다.
블랙박스 내용과, 탑승자들과 유가족들간의 통화 기록을 토대로,
사고 당시의 상황을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는 이 영화에는
눈물나는 감동도, 가슴뛰는 영웅 스토리도, 기막힌 반전도 없다.
다만, 이것이 영화가 아니라 실제 상황이었다는 사실이 끔찍하고, 가슴 아플 따름이다.
그날 처음 뉴스를 들었을 때 솔직히 마음속 한 구석에 '미국, 쌤통이다'라는 감정도 살짝 있었던 것을 고백한다.
이 자리에서 나는 그 날 목숨을 잃은 무고한 사람들 앞에 고개를 조아려 사죄한다.
전쟁을 하려면 당신들끼리 하라.
테러를 하려면 그들의 집에, 그들의 차에 해라.
제발, 당신들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당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우리의 목숨을 가지고 흥정하지 말아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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