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예쁜 미모뒤에는 타인의 비웃음을 살정도의 아이큐가 숨어있고, 두꺼운 안경을 끼고 도서실에 박힌 학생은 고루한 삶의 방정식이 깃들어 있으며, 나이든 남자와 결혼한 젊은 여자는 결코 사랑으로 이루어진 맺어진 관계라 아니라는 정의는 어느 사전에 나와 있을까? 아마도 미국에서는 금발의 글래머 미인은 아이큐가 가슴으로 몰려있다는 통속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나보다. 그래서 이 영화또한 그런 통속을 재치있는 시나리오와 웬지 자꾸 정이 가는 여배우의 연기를 통해 편견이란 얼마나 우습고 자기기만인가를 조롱하고 있다. 예전에 마를린 몬로의 타큐멘타리를 본적이 있는데 그 장면은 유명한 극작가 아서밀러와 결혼한 마를린에 대한 인더뷰가 첨부된 장면이었다. 나는 그 장면에서 보였던 마를린의 재치있던 대답과 남편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표시한 그녀의 눈길을 잊지 못한다. 항상 화려한 영상속에서 타인과 바람을 피고, 타인의 언어에 갈팡질팡하며 무식한 티를 내었던 마를린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었고, 웬지 품위있고 가끔씩 지적인 매력이 숨어있던 모습에 크게 물음표를 지었던 기억이 난다. 더우기 지적인 영화배우라 평했던 그레이스 켈리가 할리우드에서 알아주는 바람둥이라는 기사를 보고도 얼마나 놀랐는지.. 우리는 어쩌면 눈에 보이는 사실만 진실로 믿어버리는 세대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하옇든 영화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것도 왁자지껄한 웃음을 선사한 것은 아니지만 심각한 내용을 편안한 웃음으로 변화시킴으로써 관객에게 재미와 반성을 가져다 준다. 더우기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항상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연기 못하는 배우보다 더 정이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되고 고개를 끄떡일만큼의 웃음과 매력이 있는 영화는 아닌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