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 그 사람, 그 개 : 그들에게서 나와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다
이 영화는 어느 영화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걸 보고 호기심을 갖게된 영화였다. 너무나 감동적이란 말 한마디에 대체 뭐가 감동적인 건지 알고 싶었던 영화다. STORY
시골 우체부인 그는 건강문제로 인해 결국 일을 관두고, 그를 대신해 후임으로 그의 아들이 일을 맡게 된다.
아들의 첫 출근 전날 밤에 이것 저것들을 아들에게 가르쳐 준다. 그리고, 아들에게 자신의 분신인 개와 함께 가길 권한다.
첫 날, 아들은 개와 함께 가려하나 개는 도통 가질 않는다. 결국 그는 자신의 분신인 개를 이끌고 아들과 함께 우체부로서의 마지막 일을 나선다.
그와 그의 아들은 한 평생 말도 없이 지낸 터라 너무나 서로에 대해 아직 서먹서먹하기만 한데, 과연 이들은 무사히 일을 마칠 수 있을까?
그 산, 그 사람, 그 개의 볼거리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에서 나와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다.
- 가족애
이 영화에서 그와 아들은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니다. 아버지가 몸이 안 좋아 일을 관둘 수 밖에 없게 되자, 그 일을 아들이 하게된 것이다. 그들이 가야하는 곳은 이곳 저곳을 경유해 3 일간을 가야하는 거리이다. 그 길을 통해서 그 멀었던 거리감 만큼이나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동안 그가 아들에게 자신만의 우체부의 모든 걸 전수해준다. 이 과정을 통해 아들은 아버지가 겪어왔던 길과 일에 대한 것들을 배워나간다. 한편, 아들은 아버지에게 그동안 일때문에 소홀했던 가정에 대해 알아간다.
이들은 지난 20여년간 서로에 대해 잘 모르지만, 3일간의 산행을 통해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서로에 대해 알게 되고 가족을 생각하게 된다.
- 장인 정신과 그의 전승과정을 보다
그에게 있어 우체부는 자신의 전부이다. 그 가시밭길로 인해 무릎에 물이 차 일을 그만두는 지경이면서도 자신의 일을 아들에게 전한다. 아들은 아버지와의 산행을 통해 이제껏 자신이 생각해왔던 추상적인 일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우체부로서의 모습으로 성장해간다. 이는 아버지와 아들로 이어지는 우체부란 직업의 전승과정을 담고 있다.
비록 중국영화는 아니지만, 지난 해 메가박스 일본영화제에서 본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박사가 루트에게 전승되는 과정에서의 모습과 참 많이 닮아있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물론 이는 우리 영화에서도 유사한 과정을 그린 영화들이 있지만, 제각기 표현되는 정서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게 다가온다.
그 산, 그 사람, 그 개의 아쉬움
너무나 뻔한 이야기 구도
솔직히 너무 좋아서 아쉬움을 찾지 못했을 정도로 완벽했다. 때론 너무 교훈적이며, 때론 너무 일상적이며, 눈에 뻔히 보이기에 조금 지루해 보이는 맛이 있긴해도 그래도 잊혀지지 않는 영화다.
그 산, 그 사람, 그 개를 보고
그들의 모습에서 나와 아버지를 생각하다.
난 그들의 이야기에서 나와 아버지와의 모습을 생각하게 했다.
어린 시절, 난 아버지의 직업에 대해 부끄러움이 많았고, 아버지의 일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버지와 그리 가까운 관계도 아니었다.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따라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 일을 직접 몸소 경험하면서, '정말 힘들게 돈을 버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언젠가 아버지는 나에게 자신의 일을 해주길 바란 적이 있다. 물론 난 아버지의 회유에 수없이 많이 흔들린 적이 많았다. 그치만, 그 일을 그리 좋아하지 않은 탓에 아직은 나만의 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난 그들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처럼 보여지기 시작했다. 영화 속 그가 아들에게 보여준 모습에서 그 당시 아버지가 내게 보여준 모습과 겹쳐보여졌다. 그가 아들과 일을 함께 하면서 전하고 싶었던 것들을 나의 아버지 역시 그처럼 나에게 그런 걸 바란 걸을 조금이나마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아버지가 너무나 그리워지게 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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