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도 서서히 그리고 아주 천천히 가라앉고 있는 일본.아직 일본멸망의 날은 먼 나라 얘기지만 영화는 그 대재앙의 날을 초고속으로 앞당겼다.땅이 무너지고 바다가 일어서고 화산이 용암을 뿜어내고 전쟁으로 망하는 것이 아닌 대자연의 분노앞에 속수무책으로 멸망의 길로 치닫는 일본.해일이 일어나고 화산이 폭발하고 땅이 갈라지는 실감나는 자연의 분노를 담은 예고편을 보고 살짝 기대를 했지만 결국 예고편이 다였습니다.헐리웃의 자연재난영화와 별반 다르지 않은 스토리에 욕나오는 영웅주의는 헐리웃을 능가했습니다.전반적으로 너무 지루하고 컴퓨터 CG로 만들어낸 대재앙들만이 간혹 긴장감을 줄뿐이었습니다.문제는 이 영화를 보면서 재미를 느낀 자신의 잔혹한 모습이었습니다.물불안가리는 반일운동가도 아니었는데 마음속에 깊이 도사린 반일감정에 깜짝 놀랐습니다.일본인들이 속수무책으로 바다와 땅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에 자꾸 미소가 지어지고 즐거워지는지 예상하지 못했던 제 모습에 형편없는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씁쓸함 못지 않은 낭패감이 남아버린 생각하기도 싫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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