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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가디안>밀려오는 피로감... 가디안
aboss 2001-09-24 오후 5:41:01 799   [2]
가디안(Guardian)...

고대 수메르의 악마 텔알이 잠에서 깨어나 돌아왔다....

이 사람을 숙주삼아 옮겨다니는 악마와 평범한 한 흑인경찰 크로스의 대결...

게다가 크로스는 악마가 부활하던 시간에 태어난 소년 제이콥... 악마로부터 세상을 구원할 유일한 존재인 이 소년을 보호해야 할 의무까지 있다..

참 소재는 좋다..

한 가지 장르로 가면 심심할텐데.. 심리스릴러에 액션, 거기다가 sf까지 가미시켰으니 얼마나 팬서비스까지 꼼꼼하게 신경썼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여러 장르가 다 혼합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허전하고 밋밋하다..

왜냐... 다 여기저기 다른 영화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액션기법을 따라하고.. 뻔한 스토리를 답습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영화들도 조금씩의 모방은 있지만 다 자기 나름대로의 색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영화는 더 나아보이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오로지 베끼기 수준에만 그쳤기 때문에 오히려 퇴보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악마가 사람 몸을 숙주삼아 옮겨다니는 것은 아마도 '다크앤젤'의 설정과 같다..

그러나 그 영화에서는 옮겨다니는 악마를 쉽게 눈치챌 수 없는데 단하나 롤링스톤즈의 노래를 흥얼흥얼 읊조리는 것으로만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 음조가 얼마나 섬뜩했는지를 기억한다면..

이 영화의 단순히 음성이 변하고 표정이 무겁고 딱딱해지고 힘이 세어지는 것만으로 악마가 들어갔구나 하는 것은 어딘지 약하다..

물론 힘을 다 소진하기 전에 숙주를 바꿔야 한다는 긴박한 설정이 추가되기는 했지만..

영화상에서는 그다지 그 긴박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음으로 제이콥의 첫번째 수호자 셀린이 펼치는 와이어 액션...

이젠 너무나도 많이 봐왔다.. '매트릭스'의 여전사 케이트모스 아닌가..

'화산고'나 일부 다른 영화들에서도 이 와이어 액션 기법을 시도했지만.. 그 기법만이다..

화면까지 아주 같지는 않았다..

물론 아예 대놓고 패러디라 하여 장면을 흉내낸 '무서운 영화'나 '슈렉'은 애교라도 있다..

이 영화의 셀린은 긴 가죽바바리에 날카롭고 차가운 외모로 얼굴까지 비슷하게 해서는..
 
공중으로 날아올라 360도 회전 발차기를 펼친다고 그게 신선하고 강인한 여전사의 모습으로 비쳐지지는 않는다..

매트릭스의 아류장면이라는 생각만 들 뿐이지...

그렇기에 이 구천을 떠도는 가엾은 여전사 셀린의 캐릭터는 아주 그 존재감을 상실해 버린다..

마지막 희생도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우스워 보이던지... ㅡ.ㅡ;;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가장 용서가 안돼는 부분은 허술한 스토리다..

어딘지 시작부터 아귀가 맞지 않더니만 끝마무리도 아주 흐지부지다... (혹시 중간 중간 뻥 뚫린 듯한 이야기 전개가 가위질의 피해라면 할말 없지만...)

대표적인 부분들...

왜 셀린은 태어난 아기를 훔쳐갔으며...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왜 12년이 지나서 그 임무를 크로스에게 맡기는지..

그렇다면 텔알은 왜 굳이 12년을 기다렸으며.. 제이콥과 셀린도 12년을 숨어 지냈는지.. 미래를 예견할 수 있어 크로스의 몸에 문자들을 새겨넣을 정도의 준비를 한 셀린이.. 집안에 관을 가져다 놓은 것은 왜이며..

멀쩡히 살아있는 엄마를 대신해 앞으로의 제이콥을 돌봐줘야 할 의무를 지니고 코마상태에서 깨어나는 크로스의 부인이 사고를 당한 경위는 무엇이며..

결국 크로스의 임무는 자신을 순교시키기 위해 운명지워졌던 것일까... 등등등...

이 영화는 여기저기 허점 투성이의 아귀가 안맞는 데다가 결말까지도 흐지부지 지어버려..

아주 마무리 잘 못지은 일로 인해 계속 영 찜짐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영화였다..

이러한 액션영화들이 선사할 수 있는 충분한 오락성과 재미를 완전히 저버린 채..

의문과 찝찝함만을 안겨주는 영화였다..

그렇기에 보고나서도 기운이 쏙바지는 느낌이었다..

왜 이 황금같은 시간을 낭비했을까 자괴감마저 들면서 말이다... ㅡ.ㅡ

'파시'에서 새로운 흑인영웅의 돌풍을 보여줬던 마리오반피블스의 망가짐도 안타깝지만...

역시 그에게는 총칼을 쥐어주어야 했는데.. 단순히 육체노동만 시켰구나 싶기도 하고..

좋은 소재를 가지고 제대로 엮어내지 못함에.. 아쉬움도 남는 영화였다..

무엇보다도 이 밀려오는 피로감이나 극복해야겠다.. ^^

그럼 이만 총총...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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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안(2001, Guardian)
제작사 : CineTell Film / 배급사 : 타임픽쳐스
수입사 : 타임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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