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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덴의 또다른 약속 프로메제
godard 2006-08-19 오전 10:59:17 1298   [4]

다르덴형제의 영화들을 접하게 되면서 느꼈던 영화적인 충격은 "네 멋대로 해라" 나 "열혈남아" 를 봤을때와는 다른 잔잔한 충격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르덴형제의 영화들은 보고 나서 남는 여운이 상당히 강한것 같습니다. 그들이 만들었다는 수십편의 다큐멘타리들은 당연히 볼수 있는 기회가 없었으며 초기극영화들은 사실 정식으로 만날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로제타를 보기 위해 어쩔수 없이 Divx를 택했듯이 프로메제를 만나기 위해서도 Divx를 택하는 방법 밖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더 차일드"가 개봉하면서 많은 매체들이 프로메제에 대한 언급을 아예 하지 않거나 혹은 굉장히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한 기사들을 접하면서 새삼스럽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프로메제는 더 차일드와 가장 많이 닮아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차일드의 주인공이 어린시절 주연을 맡았던 작품이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영화가 주는 극도의 감정선이 꽤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의 기본 줄거리는 불법이민자들에게 임시거처를 마련해주고 큰 돈을 받으면서 생활을 하는 아버지와 이고르가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임시거처에 감독관이 들이닥치면서 미처 피하지 못하고 있던 아프리카 이민자에게 피하라고 말하는 순간 그 이민자는 건물 난간에서 떨어지고 크게 다치게 되고 그를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하지만 아버지는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이고르에게 그를 생매장하자고 하고 그를 생매장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아프리카 이민자에게는 얼마전 부인과 아들이 찾아오면서 같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인은 남편의 행방을 물어보지만 사실을 말할수 없는 이고르는 갈등을 하게 됩니다. 사건을 무마시키려는 아버지와 진실을 말해야 하는것인가 말하지 말것인가 하는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고르는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고 결국 다른 세계로의 출발을 알리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동안 만들어왔던 다르덴 형제의 영화들 중에서는 가장 영화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드라마틱 하고 극적인 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관찰하는듯한 3인칭 시선의 핸드헬드 카메라와 활동하는 인물들 그리고 옳고 그름의 선택의 순간을 던져주는 다르덴형제의 물음이 겹쳐지면서 영화는 액션영화나 스릴러영화 보다도 더 긴박한 순간을 끌어냅니다.

 

그리고 선택의 순간에서 옳음을 택하는 이고르에게 다른 세상으로의 출발을 알리면서 끝을 냅니다.

 

많은 감독들이나 배우들이 변신을 시도하고 색다른 소재를 택하고 변화를 하길 원한다면 다르덴 형제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영화를 만드는 마음가짐은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영화가 더 재미있고 어떤 영화가 더 예술적이다라는 차원의 문제를 말하기 이전에 다르덴형제는 어떻게 하면 그들을 행복의 순간으로 맞이하게 할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차일드가 개봉했을때 많은 평론가들이 전작에 미치지 못하는 영화라는 평들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브뤼노와 소니아가 맞이하는 절정의 순간의 감정 덕분에 가장 감정적으로 와닿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프로메제를 보고 나서는 더 차일드가 나올수 있었던 시발점이 프로메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르덴형제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준비들을 하게 되고 특히나 배우들이 배역을 제대로 이해할수 있는 시간을 충분이 주면서 연기가 아닌 실제의 모습을 끌어내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또한 영화속에 보여지는 풍경들을 이미 만들어진 것이 아닌 철저히 계산된 그림이라고 합니다. 좋은 영화를 보여주기 위해서 관객들을 사랑하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다르덴 형제는 아주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하고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주는 것 같습니다.

 

다르덴형제의 촬영은 항상 Alain Marcoen 이 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메제 이전의 영화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익숙해진다는건 나태해 질수 있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지만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호흡이 잘 맞는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10년전 영화인 프로메제에서의 촬영이나 더 차일드의 촬영이나 한결 변함없이 묵직하게 담아내는 Alain Marcoen 의 촬영은 다르덴형제의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동반자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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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제(1996, La Prom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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