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그랬었다. 컬트 아니면 유치 둘 중 하나?
......결국은 유치한 컬트였다. 아아 나는 이런 걸 보고 싶은 게 아니었는데.
초반의 신선함과 발랄함은 다 어디로 가고 유치함과 허무함만이 남았을까.
배우들은 예쁘고 젊었다. 예쁘고 젊은데, 재미가 없었다.
<괴물>에서 송강호가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나는 그가 무척 재미있었다.
<다세포 소녀>를 보기 전까진 나는 영화배우는 일단 젊고 예쁘고 잘 생기면 40%쯤은 한 수 먹고 들어가는 거지, 생각했었는데 배우는 나의 그런 생각보다 훨씬 다세포적인 존재임을 절실히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젊고 예쁜 것은 또 얼마나 큰 행운의 잠재 가능성인가.
그들이 이무기로 남든지 용이 되던지는 순전히 자기의 몫이지만.
납득할 수 없는 스토리 점프, ‘음풍신공’과 ‘양풍신공’에서 완전히 내 전의를 상실케 한 어이없음의 끝(이 장면은 아마 나의 영화보기에 있어 최악의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다. 분.명.히.), 특징없는 밍숭맹숭한 영상, 개성있는 캐릭터의 성격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결국은 모두 비슷비슷하게 만들어버린 연출력.
다세포 소녀!! 너의 진정한 죄악은 원조교제가 아니라 바로 이것들이렸다!!
사족 01. 요즘 영화의 트렌드는 미국까대기 인가 보다. <괴물>에 이어서 이 영화에서도 여지없이 미국을 희롱하고 있다. 우리 이쁜 옥빈이가 안소니가 놓고 간 영국시집을 구겨졌다고 꽉 끌어안고 있으니까 옥빈이모가 이렇게 해야 잘 펴진다며 엉덩이로 깔고 앉았다가 방구를 뀌었다. 그러자 옥빈이모가 내가 대영제국을 모독하려던 것은 아니구 어쩌구 하다가 대뜸 이렇게 말했다.
“야, 미국책 없냐.”
사족 02. 김옥빈이는 이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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