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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적 영상물의 신호탄 몬스터 하우스
kharismania 2006-08-02 오전 11:02:20 915   [4]
요즘은 하이테크의 기술력으로 무장한 최첨단 기구에 비해서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분명 놀이공원에서 꼭 거쳐야 할 필수 코스로 꼽히던 곳이 있었다. 유령의 집이라고 불리던 이 공간은 지금 생각해보면 조악하기 짝이 없지만 유년 시절 그 짧은 통로안의 짜릿함은 실로 어마했던 것만 같다.

 

 집은 개인들에게 가장 안락한 자신만의 공간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는 자신만의 공간. 그러나 그것은 타인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가려진 벽처럼 알 수 없는 은밀한 공간과도 같다. 공간의 소유주만이 누릴 수 있는 자신만의 비밀이 잠재될 수 있는 공간. 물론 특별한 것이 없다해도 허구적인 상상력을 불어넣는다면 알 수 없는 비밀을 하나둘씩 갖다붙여도 될 것만 같다.

 

 귀신들린 집은 지금까지 많은 영화에서 다루었고 브라운관을 통해서도 종종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집자체가 괴물에 가까운 귀신이라면? 그렇게 따진다면 영화는 장르의 규모자체로부터 이야기의 본질을 다시 물어야만 할 것 같다.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몬스터하우스' 그자체이다. 귀신이 나오는 집도 귀신들린 집도 아닌 집 그자체가 괴물같은 귀신, 즉 몬스터이다. 그리고 그 몬스터와 맞서는 것은 용감한 어른이 아닌 순진무궁한 소년, 소녀이다.

 

 디즈니가 이빠진 호랑이로 전락한 이후, 픽사와 드림웍스갸 양분한 듯한 -픽사가 외관적으론 디즈니에 편입된 듯 하지만 오히려 디즈니가 픽사에 중심을 내준 듯 해보인다.- CG애니메이션 시장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이 작품은 상당히 신선하면서도 기발하다.

 

 픽사의 동화적인 위트나 드림웍스의 풍자적인 비아냥은 결국 유아적인 코드로 포장되곤 했다. 인간이 아닌 동물 혹은 사물들, 즉 비인간적인 물체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통해 인간의 감성을 투영하는 것은 애니메이션이 지닐 수 있는 환타지의 요소를 적극 활용하는 것과 동시에 애니메이션이 지닐 수 있는 전형성의 요소안에서 달아나지 않는 안전성의 장착과도 같다. -물론 '인크레더블'의 사례도 있지만 '인크레더블'의 주인공들은 평범한 일상인과는 차별되는 능력자들이다. '슈렉'에서도 인간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은 이야기의 주변부에 머문다. -

 

 이 작품에서 사건을 꾸려가는 것은 사춘기시절을 맞이하는 소년들이다. 시무룩해보이지만 신중한 디제이와 유쾌하면서도 산만한 차우더, 그리고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제니까지 이 세명의 어린 캐릭터는 몬스터하우스의 기괴함을 직접 목격하고 위험을 무릅쓴 채 그 거대한 괴물과 맞서기로 한다.

 

 아이들이 괴물과 맞서는 것은 정의감 때문이 아니다. 어른들이 믿어주지 않기 떄문에 자신들이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것. 그것은 비현실적인 사실을 우습게 여기는 어른들의 무뎌진 감각으로부터 기인한다. 눈으로 확인되는 사실만을 숭배하는 어른들에게 괴물같은 집은 황당한 설정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할로윈 데이의 재앙을 막고자 동분서주하며 해결책을 모색한다.

 

 일단 이 작품은 상당히 흥미롭다. 특히 두드러진 재미를 선사하는 것은 캐릭터쪽이다. 상당히 섬세하게 다듬어진 캐릭터의 외관, 즉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표정묘사는 캐릭터에 디테일한 생동감을 불어넣어준다. 또한 대사와 행동으로부터 보여지는 유머러스함 역시 마치 연기하듯 실재하는 것만 같은 캐릭터로부터 건져낼 수 있는 흥미지수이다.

 

 호러와 코믹이 공존하는 이 작품은 응집되는 긴징감의 강약위로 드문드문 웃음의 운을 띄운다. 위트와 스릴이 공존하는 것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의 놀이기구를 타는 즐거움처럼 짜릿하다.

 

 또한 주목할만한 사실은 이야기의 감성적 측면인데 후반부에 밝혀지는 괴물같은 집의 비밀은 관객의 연민을 자극한다. 그리고 적으로 간주되던 집은 동정해야 할 산물로 치부되고 관객에게 의외스러운 연민을 투여한다. 호러적인 긴장감과 사춘기적 감수성, 그리고 멜로적 신파가 결합된 이작품의 감성은 외관적인 거친 파장을 부드럽게 섞어내는 윤활유와도 같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이 지닌 특별함은 일상을 무대로 하는 환타지라는 것이다. 평온한 일상 안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사건, 평범한 사춘기 소년들에게 벌어지는 기괴한 모험담은 평범하던 일상에 던져진 파문이 동심원을 확장하듯 꼬리를 물고 흥미의 규모를 키워나간다. 그리고 그 사건이 일어나는 시간적 요소가 할로윈 데이와 맞물린다는 것은 영화의 주가 되는 어린 캐릭터들의 역할에 대한 우대감으로 확대해석될 수 있음이다. 할로윈 데이는 아이들의 전유물이자 아이들에게 허락된 무언의 권리이다. 사탕을 준비하지 못한 집에 응징을 가할 수도 있음에 대한 불평은 개념이 없는 자의 몰지각함일 뿐이다. 왜냐면 그 권리를 누리는 대상이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할로윈 데이의 즐거움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지극히 사적이며 공감할 수 있는 활약이 된다.

 

 이 영화가 우대하는 것은 어른들의 잰 채 하는 현실감각이 아닌 순수한 호기심으로부터 발현되는 아이들의 영민함과 순발력이다. 많은 것을 알기 때문에 많은 것을 간과하고 지나치는 어른에 비해 아이들은 자신들의 무지함만큼의 호기심을 왕성하게 키워나간다. 이 영화는 그런 아이들의 호기심으로부터 얻어진 물음표를 비밀처럼 감춰진 사연으로 끝맺으며 은은하고도 명쾌한 느낌표를 찍어넣는다.

 

 기괴하지만 기발한 상상력으로 응집된 이 작품은 기술적인 면이나 이야기적인 면에서도 상당히 어필될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는 '스티븐 스필버그'나 '로버트 제맥키스'와 같은 거물들의 크레딧을 확인한다면 수긍이 될법한 사실이 될 수도 있고 적당한 근거로 자리매김될 수도 있다.

 

 어쩌면 미래의 영상물은 CG 그자체로만 이루어진 작품들이 판세를 잡을지도 모른다. 연기를 위한 배우의 캐스팅이 불필요한 시대. 그것이 영화계의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양갈랫길에서 어떤 방향성을 확보할진 모르지만 이 작품은 적어도 미래지향적인 영상물로써의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그리고 상당히 재미있다는 것. 그것은 유토피아적인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도 될만한 근거가 되지 않을까.

 

                           -written by kharismna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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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하우스(2006, Monster House)
제작사 : Amblin Entertainment, ImageMovers, Sony Pictures Animation / 배급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코리아 ㈜
수입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코리아 ㈜ / 공식홈페이지 : http://www.monsterhous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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