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리뷰는 리뷰라기 보다는 수학과 관련된 글이 많습니다.
수학을 지겹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이 리뷰 역시 지겨우실 수도 있습니다.
루트(√)라고 불리우는 선생님이 있다.
그가 한 학교로 첫 수업을 하는 날...
아이들은 긴장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루트 선생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어렸을 적 이야기를 시작한다.
루트라고 불리우는 그의 어머니 이름은 쿄코...
그는 아들과 단 둘이 살고 있다.
그녀는 파출부 살고 있고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의뢰 받은 집의 파출부로 생활하게 된다.
의뢰한 한 여인의 집에서 그녀는 자신의 죽은 남편의 동생을 맡아줄 것을 부탁한다.
그는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었으며 어렸을 적 기억만 남아 있다.
그리고 모든 일상의 기억 시간은 단 80분...
쿄코는 신발사이즈를 시작으로 엉뚱한 수학 박사의 도우미로 활약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하기 시작하고 그런 것을 박사도 알았는지 자신의 양복에 매모지를 붙어 하나 하나 그녀의 정보를 적기 시작한다.
쿄코는 그가 이상했다.
모든 삶과 연관 된것을 수학용어와 공식으로 풀이하는 그의 방식을...
하지만 그와 생활하면서 그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박사가 쿄코의 아들을 초대하면서 사건은 점점 더 아름다우면서도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작년 메가박스 일본 영화제 개막작이었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영화 수입/배급사인 스폰지에서 마련한 '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이 바로 그것이다.
이상일 감독의 작품이자 오다기리 조(메종 드 히미코, 피와 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스크랩 헤븐'이라던가, 부천영화제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녹차의 맛', 그리고 우에노 주리(스윙 걸즈)와 아오리 우유(하나와 엘리스)같은 꽃미녀(?)를 세트로 볼 수 있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등등이 상영되는 작은 영화제이다.
그런데 내가 선택한 첫 작품은 바로 이 작품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다.
메가박스 영화제에서 놓친 것이 분해서가 그 이유였다.
이 작품은 에가와 요코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배우 테라오 아키라와 후카츠 에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마디로 수학과 삶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소설에서는 파출부로 등장했던 쿄코의 회상으로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영화에서는 쿄코의 아들이 수학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키던 와중 회상을 하는데에서 부터 시작한다는 점이 다른 점이다.
영화에서는 수많은 수학 용어와 숫자와 학자들이 등장한다.
우선 영화의 첫 시작은 바로 앞에서 이야기했던 √(루트)라는 기호부터 시작된다.
영화에서 루트는 모든 숫자를 보호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π(파이)와 i(아이)라는 무한한 기호도 등장하고 소수와 완전수 등이 등장한다.
이런 수많은 공식과 기호들은 이게 영화인지, 교육방송인지 헛갈릴지도 모르지만 삶과 접목시키는 박사의 생각에서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사실 단기 기억 상실증이란 소재는 우리에게 낯설지만은 않다.
'메멘토'라던가 '첫키스만 50번째' 같은 작품에서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다른 예이긴 하지만 알쯔하이머 병에 걸린 여인의 이야기를 담은 '내 머릿속의 지우개'라던가 하루가 지나고도 다시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상황을 다룬 '사랑의 블랙홀'도 있다.
여기서 우리 일상의 반복은 앞의 '메멘토'보다는 '첫키스만 50번째'와 '사랑의 블랙홀'이 더 가깝다.
그런데 이들 주인공들의 특징을 보면 병에 걸린 또다른 주인공에게 화를 내지 않으며 끝까지 운명과 맞써 싸운다. 그런 점에서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주인공인 쿄코 역시 자신의 맡은 바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 불평도 불만도 나타내지 않는다. 그리고 힘든 고난을 겪고 있는 박사를 같이 위로한다.
영화에서는 수학 기호 만큼이나 야구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박사가 야구를 좋아했다는 것과 쿄코의 아들 루트 역시 어린이 야구 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박사를 위해 어린이 야구팀의 등번호를 그가 좋아했던 팀의 선수 등번호와 동일 시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서로에 대한 존경과 우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수학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이들에게도 강추이다.
나 역시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라고 느껴졌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삶의 공식과 수학적 공식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박사가 써 내려간 이 기호처럼 말이다.
eπi+1=0
무한한 수가 만나고 거기에 1이 들어가지만 아무것도 없는 텅빈 상태의 0(영)이 되어버리는 것...
바로 오일러의 법칙이다.
영화속 수수께기 같은 문제를 하나 남겨 보려고 한다.
한번 맞춰보길 바란다.
284와 220이란 숫자에는 공통점이 있다.
과연 그것이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약수의 합이 서로 반대의 수와 같다는 것이다.
284의 약수(1, 2, 4, 71, 142)를 구하고 그 숫자들을 더해보길 바란다.
또한 반대로 220의 약수(1, 2, 4, 5, 10, 11, 20, 22, 44, 55, 110)를 구하고 역시 그 숫자들을 더하면...
284의 약수의 합은 220이 되고 반대로 220의 약수의 합은 284가 된다.
이런 것을 우애수라고 한다. 피타고라스가 발견한 법칙이기도 하다.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을 쓰는 본인은 수학과 담을 쌓았으므로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겠다.
이와 비슷한 법칙을 생각하자면 베르나르 베르베르(프랑스 소설가)의 소설 '개미'를 생각하게 된다.
1
11
12
1121
122111
112213
12221131
1123123111
첫번째 숫자 1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일이 하나라고 이야기한다.(11)
다음에 11을 보여주면 일이 둘이라고 이야기한다.(12)
그리고 12를 보여주면 일이 하나, 이가 둘이라고 이야한다.(1121)
이런 식으로 숫자가 점점 커지는데 이런 숫자의 배열 역시 앞의 영화속 우애수나 완전수처럼 법칙을 가지고 있는 것...
이 세상과 그리고 수학...
알다가도 모르겠고 풀려고 해도 풀지 못하는 미스테리가 아닐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평범한 삶속에서도 진리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며 그 모든 진리에는 법칙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랑도, 삶도, 꿈도... 그 모든 것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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