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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영화... 그러나... (스포일러 있음) 마이캡틴, 김대출
songcine 2006-04-18 오전 7:56:03 1669   [2]

※이 리뷰는 시사회 관람후 작성한 글입니다.

따라서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도 있으니 주의바랍니다.

 

 

 

 

 

 

 

여기는 경주입니다.

불국사와 다보탑, 첨성대, 석굴암 등등...

하여튼 신라의 숨결이 살아 있는 도시지요.

그런데 저기 한 도둑님(?)께서 작업을 수행하고 계십니다.

그의 이름은 김대출... 신용대출, 싼이자 대출, 할부 대출...

예... 그 '대출' 맞습니다.

도둑님의 아지트에서 나머지 작업을 수행하던 중 한 꼬마아이가 아지트로 들어오는 군요.

지민이라... 우리 착하신 도둑님은 이 꼬마에게 공작금 일 만원(!)을 하사하시고는 같이 손잡자고 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보물(작은 불상)을 맡아달라는 것이죠.

2개월 후 우리 도둑님이신 대출 씨가 그 아지트로 돌아왔건만 자리에는 과자 봉지와 찰흙으로 만든 작은 불상이 있습니다.

지민이의 집으로 왔건만 지민이는 안전한 장소에 숨겨뒀다는데...

없다... 흔적도 없다... 그래서 유력한 용의자인 달밤의 드라큘라를 찾아갑니다.

서커스단에서 어머니와 같이 사는 병오가 그 드라큘라랍니다.

흡펼귀가 되어 오랫동안 살고 싶다는 당돌한 꼬마...

불상은 어디 있는지 안 이야기하고...

그러면 자수하는 사람에게는 큰 상을 내릴테니 자수를 권유해보는 대출...

자수는 국번없이 112로 하면 될 것을 지민이만 자수를 외치는 군요.

자수가 무슨 ARS 전화찬스인 줄 알어!

불상을 팔아 돈을 나눠같으려고 하는 노 형사가 무진장 신경도 쓰입니다.

하여튼 불상을 찾긴 찾아야 하는데... 

 

 

 

 

 

오랜만에 경주이다.

경주를 소재로 한 영화라면 역시 김상진 감독의 '신라의 달밤'(2001) 일 것이다.

필자에게 경주란 자주 접하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수학여행 단골 코스라는 것도 있고 황남빵의 원산지로도 유명한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군대 있을 때 경주에 살던 후임 덕분에 황남빵을 배불리 먹었던 적이 기억난다.

 

송창수 감독의 첫 작품도 경주에서 시작한다.

신라 고대 유물과 유적이 넘처나는 이 도시에 맞게 김대출은 문화제 도굴범으로 등장한다.

도굴범의 대부분이 도굴한 무덤 등지에서 이 물건들을 외국이나 혹은 다른 이들에게 비싼 돈에 팔아 부당이득을 챙기는 자들이다.

 

여기에 재미있게도 순수한 아이 두 명이 등장하면서 김대출의 운명은 꼬이고 꼬이게 된다.

하지만 병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김대출은 결심을 고쳐먹고 이들을 도우기에 나선다.

자, 안타까운 사연이라면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또 그거야? 그거 맞다. 불치병...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제는 필수 소재가 되어버린 불치병이 이 작품에서도 등장한다.

 

하지만 과거 영화들이 너무 뒤에 그 상황들을 나열하는데 비하면 이 작품은 그나마 병오의 비밀을 빨리 이야기해 주는 편이다.

그러나 대출에게는 분명 문제가 있다.

바로 자신이 도굴범이라는 것과 비리 경찰인 노 형사가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황은 복잡해지고 갈등을 하지만 소신있게 대출은 난관을 이겨나가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영화 말미 한꺼번에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감동과 눈물을 요구하는데 그 문제가 있다고 하겠다. 더구나 이 작품도 어디서 웃어야 할지, 어디서 울어야 할지의 타이밍을 잘 못맞추고 있다. 심각한 장면인데 너무 앞전 장면의 케릭터 이미지의 케릭터가 강해서 슬픈 장면임데도 관객들이 웃고만다.

 

가령 병오의 슬픈 사연이 이야기 된 후 바로 다음 장면은 지민의 할아버지가 등장하는 장면이다.

지민의 할아버지로 등장한 이도경의 연기는 진짜 그 곳에 사는 순박한 할아버지가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 였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불법으로 일하고 있는 골프장에서 사고를 당하고 지민이 자신이 아끼던 강아지 '여보야'를 파는 장면은 분명 슬픈데 이도경의 앞 전 코믹한 연기가 너무 강해 다음 장면도 웃고야 마는 문제점이 생긴다.

어디서 잠시 쉬고, 어디서 이어나갈지를 생각하는 감독(시나리오 역시 송창수 감독이 직접 집필했다.)의 계산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진다.

 

안타까운 것은 또하나...

정재영은 자신의 맡은 몫을 열심히 하였지만 그에 비해 장서희는 분량도 적고 예상한 것 만큼 연기의 종횡무진을 하는데 있어 실패한 것이 아닐까 싶다. 장서희가 연기한 애란은 서커스 단에서 병오와 함께 사는 조선족 여인으로 등장한다. 물론 애란은 여기 서커스 단에서 일한다.

언론에서 많이 띄워준 장면이 장서희의 서커스 도전이다.

특히 공중 곡예는 일반인이 하기에는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공중 곡예 외에도 다른 다양한 장면을 보여주었다면 좋았을 것을 너무 그 분량도 적었다.

그녀가 서커스 단원이라는 것을 그 장면 하나로만 이야기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물론 장서희 씨 무진장 고생하셨다!) 장서희가 연기한 전작 '귀신이 산다'를 생각한다면 이 작품은 참으로 적은 분량이요, 안타깝다는 말 외에는 안 나온다.

 

 

어린 나이에 과감한 노출(?)을 보여준 지민 역의 남지현 양과 병호 역의 김수호 군의 연기 역시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이제는 악역연기에 물이 오른 이기영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말아톤'이나 '황태자의 첫사랑'(드라마) 같은 선한 역도 많이 맡아주었으면 한다.

 

 

 

이 작품은 어찌보면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영화임에 분명하다.

김대출은 도둑이고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처럼 보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가족간의 정이 그리웠던 인물이다. 지민과 병호 역시 그랬었고, 피를 나눈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 친구가 되었던 대출과 지민, 병호의 모습은 매우 따뜻하고 아름다웠다.

얼마전 개봉한 '다섯은 너무 많아'와 같이 가족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 영화는 분명 가족영화이다. 다만 대출이 폭행을 당하는 등의 일부 장면은 줄였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돈, 돈, 돈에만 집착하는 대출이 아닌 아름다운 가족애와 사랑 역시 대출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래, 사랑도 한 번 대출 받아보자구나!

 

 

 

PS.  영화속에 등장하는 서커스단은 실제 존재하는 서커스단이다.

동춘 서커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서커스단 중에서 명맥을 잇고 있는 곳이다.

필자가 사는 부천에 이제 곧 정착을 한다는데 이제는 그들만의 무대를 아낌없이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갖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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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캡틴, 김대출(2006)
제작사 : 진인사필름 / 배급사 : 스튜디오 2.0, MEDIACORP
공식홈페이지 : http://www.mycapt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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